SK의 올시즌 시작은 조금은 불안하다. 김광현 송은범 채병용 등 없이 시작한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마운드의 주축이 빠진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4월만 버티면 5월부터는 마운드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다.
현재의 마운드도 그리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선발에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이 버티고 여기에 채병용과 시범경기서 좋은 피칭을 한 여건욱이 있다. 지난해 팀내 유일하게 풀시즌을 치른 윤희상도 4월초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선발은 웬만한 구단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다. 정우람의 군입대와 박희수의 부상이탈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불펜진도 어느정도 안정됐다. 선발요원인 송은범을 마무리로 돌리며 급한 불을 껐다. 중간계투엔 윤길현이 가세해 이재영 전유수 임경완 등과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잇는다. 1이닝 정도를 완벽하게 막아줄 왼손 불펜이 없는 것이 흠이다.
이런 마운드가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레이예스와 세든이 연습경기나 시범경기를 통해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 선수들이 한번씩 붙고 전력분석이 된 상태에서도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왼손 투수가 없는 불펜도 예상외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구원군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게 한다.
박희수와 김광현이 그 구원군이다. 박희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후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4월말 정도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시즌이 끝난 뒤부터 재활 치료를 받은 김광현도 복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즌 초반 출전이 힘들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았지만 27일 자체 청백전서 3이닝을 던져 실전 투구까지 했다. 2군 경기 등판을 하며 투구수를 늘린 뒤에 1군 등판이 가능하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4월말이나 5월 초엔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과 박희수는 그야말로 SK엔 천군만마다. 확실한 에이스와 최고 불펜 투수가 돌아오는 것. 기존 마운드가 불안할 때는 안정을 찾아줄 구원군이고 기존 마운드가 좋다면 금상첨화다.
SK는 이호준이 NC로 이적하면서 이만수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있는데 이들이 터지지 않는다면 SK 타선의 힘은 떨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엔 마운드의 힘이 좋아야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1군에 없는 선수는 굳이 찾지 않는다. 있는 선수로 간다"면서도 "부상중인 선수들이 나중에 돌아온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SK의 1차 목표는 4월을 잘 견디자다. 4월을 잘 버티면 3강으로 분류되는 삼성, KIA, 두산을 확실히 위협할 카드가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