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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표 사극, 극과 극 평가 '운명 다했다' VS '아직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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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극 '마의(馬醫)'가 지난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병훈 PD의 전작들처럼 떠들썩하지 않다. '마의'는 마지막회에서 전국 시청률 17.8%(이하 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다. 방송 도중에 SBS '야왕'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빼앗기더니 마지막회에서도 18%를 기록한 '야왕'에 뒤졌다.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이병훈표 사극'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이병훈 표' 사극, 하락세 뚜렷

'마의'는 지난 해 10월 1일 첫 방송에서 8.7%를 기록한 후 총 50회 평균 시청률 17.1%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지난 달 4일 37회에서 기록한 23.7%다. 이는 이병훈 PD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꽤 저조한 시청률이다.

이PD의 '리즈 시절'로 꼽히는 지난 2000년 '허준'은 10회부터 30%를 넘기 시작해 마지막회는 최고 시청률 64.2%, 평균 시청률 48.9%를 기록했다. 2003년 '대장금' 역시 마지막회 시청률 58.3%, 평균 시청률 47.2%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07년 '이산'은 평균 시청률 29.4%를 기록했고 최고 시청률은 39.2%까지 찍었다. 하지만 '이병훈 표 드라마'는 이때부터 하락세를 탔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작 '동이'는 평균 시청률 23%, 최고 시청률 29.1%에 머물렀다. 물론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이병훈'이라는 이름값에는 다소 못미치는 기록이다. 그리고 '마의'는 17.1%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병훈표 자기 복제, 식상했나

이같은 하락세에 대해서는 이PD의 사극이 천편일률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시청자들이 식상해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마의'에서 백광현(조승우)는 '허준'의 허준 그리고 '대장금'의 장금과 비슷한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어의 자리에 앉는다. '허준'의 예진 아씨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강지녕(이요원)도 있고 스승 역할의 고주만(이순재)은 '허준'의 유의태와 같은 배우가 맡았다. 천민 신분 마의 출신이라는 것만 다를 뿐 허준이나 대장금과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도 전작의 그것들과 흡사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동안은 이PD의 이런 사극 공식이 시청자들에게 통했지만 이제 시청자들도 식상함을 느낀 것 같다. 시청자들이 영악해졌다는 표현이 옳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산소 호흡기 달아야 할 시점

물론 '마의'를 실패작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마의'는 한국에서 방송이 끝나기 전에 일본의 위성채널 '위성극장'에서 방송을 시작하며 '대장금' 등을 통해 쌓은 한류 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갔다. 조승우는 '2012 MBC 연기대상'을 수상할 정도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이PD가 새 작품을 준비한다면 어느 정도의 변신을 꾀해야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장금' 속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는 더욱 그렇다. '대장금'은 전세계 80개국에 수출된 우리 드라마다. 당연히 속편에 대한 유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해 중국을 방문한 김재철 MBC 사장은 '대장금2' 제작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이PD의 신작이 언제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전세계 드라마를 섭렵하면서 웰메이드 드라마에 목말라하는 충성도 높은 드라마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좀 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PD가 "속편은 돈만 벌자고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금전적인 이유로 속편을 만들어서 팬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는 '장금이' 이영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