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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의 꼼꼼한 '닥수'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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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의 핵심은 수비다. 수비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린다.

최강희호가 그랬다.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하지 못했다. 좌우윙백은 매경기 새로운 얼굴을 실험했고, 터줏대감 이정수(카타르 알사드)가 부진에 빠지며 중앙수비도 자리잡지 못했다.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0대4 패)에서는 4골이나 내주며 완패했다. 최 감독은 기본으로 돌아갔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수비진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카타르전의 시작은 '닥공(닥치고 공격)'이 아니라 '닥수(닥치고 수비)'다.

최 감독이 수비진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또 있다. 핵심수비수 곽태휘(32·사우디 알샤밥)가 허벅지 부상으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오른쪽 윙백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부상낙마 이후 또 다른 악재다. 곽태휘는 A대표팀에서 가장 경험 많은 수비수다. 수비진의 리더였다. 큰 경기일수록 수비진을 잡아줄 베테랑의 존재는 힘이 된다. 그를 대신할 정인환은 A매치 경험이 4경기에 불과하다. 최 감독은 곽태휘가 빠질 것을 대비해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수비진을 지도했다.

최 감독은 21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에서 패싱게임을 마치고 수비수들만 따로 불러 모았다. 주전조에는 박원재 정인환(이상 전북) 장현수(FC도쿄) 오범석(경찰청)이, 비주전조에는 윤석영(QPR) 신형민(UAE 알자지라) 김기희(카타르 알사일리야) 최철순(상주)이 섰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간격 유지부터 윙백들의 오버래핑 타이밍, 중앙수비수들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설명했다. 포백 훈련이 끝난 뒤에는 박충균 코치가 중앙수비수만 따로 불러모아 다시 지도에 나섰다. 카타르는 원정경기인만큼 밀집수비 후 역습을 할 가능성이 높다. 두명의 중앙수비수가 상대 공격수를 막기 위한 형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최강희호의 또 다른 약점이었던 세트피스에 대해서도 반복 훈련을 통한 개선에 나섰다. 새롭게 수비진의 리더로 떠오른 정인환은 "태휘형이 없어서 걱정이 된다. 태휘형이 '내가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카타르 전력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해준다"며 "감독님의 요구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이 중요한만큼 어린 선수들과 함께 얘기를 많이 나누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주전 포백이 윤곽을 드러내며 베스트11도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4-2-3-1 전형이 유력하다. 공격진에는 이동국(전북)을 정점으로 왼쪽부터 이근호(상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볼턴)이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황지수(포항)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A대표팀은 22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취소된 시리아전 대신 자체 청백전을 통해 전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