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것도 2012~13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터졌다. '만수'로 통하는 베테랑 유재학 감독이 목소리를 높였고, 최연장 사령탑 김동광 감독(60)이 맞장구를 쳤다. 그 모습을 한선교 KBL 총재가 코앞에서 지켜봤다.
현재 남자농구는 10개팀이다. 정규시즌 통해 성적 상위 1~6개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래서 정규리그 챔피언과 별도로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을 또 가린다.
6강 PO가 불합리하다는 주장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한 기자가 20일 미디어데이 질의응답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문경은 감독에게 현 6강 PO에 대해 물었다. 문 감독은 난감해했다. 그는 "현재 1위팀이 갖는 메리트는 없는 거 같다. 막내 감독이라 말하기가 좀 그렇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치고 나갔다. 그는 "6강 제도에 불만이다. 6개팀은 많다. 5강 정도가 올라가야 한다. 1위는 올라가서 쉬어야 한다"면서 "KBL이 이걸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 김동광 감독도 "1등 팀에 주는 이점이 없다. 나도 똑같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KBL이 숙제를 떠안았다. 최근 KBL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던 신인 드래프트제와 FA(자유계약선수)제도를 뜯어 고쳤다. 지금까지 해온 6강 PO도 마찬가지다. 현재 시스템에선 정규리그 1위와 2위를 똑같이 취급한다. 둘 다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 처럼 1위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프로축구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이같은 포스트시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KBL 이사회는 플레이오프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 손질을 해야 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수와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바꿀 때가 됐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