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목동 넥센-SK전은 시범경기임에도 9회까지 땀을 쥐게하는 접전이 벌어졌다. 특히 8-8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수비 장면이 나왔다.
SK 중견수 김강민이 자신의 위치보다 한참 앞인 2루에 서 있었다. 2루수는 1-2루 사이, 유격수는 2-3루 사이에 섰다. 좌익수와 우익수는 좌중간, 우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내야에 5명이 서고 외야에 두명만 있는 특이한 수비 시프트였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펼칠 수 있는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다.
땅볼로 굴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막겠다는 뜻이 담긴 수비였다. 멀리 날아가는 외야 플라이는 어차피 태그업해 홈을 밟을 가능성이 있으니 포기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 특이한 시프트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SK 최영필이 넥센의 이성열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기 때문. SK 이만수 감독도 "캠프때 연습했던 1사 만루 시프트의 결과를 못봐서 아쉽다"고 했다.
9대8이란 점수가 말해주듯 타선에서 좋은 모습이 많았다. 특히 SK는 4번으로 임명된 최 정이 첫 홈런을 때려내는 등 3타수 2안타를 쳤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빠졌던 지난해 MVP 박병호가 9회말 대타로 나와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넥센 강정호와 이성열도 솔로포를 날려 올시즌 기대를 갖게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점차 승부는 오늘 같은 게임을 계속 이겨야 이기는 습관이 생긴다"며 이날 역전승에 의미를 뒀다. 9회말 2점의 리드를 지키지못하고 패한 이만수 감독은 "의미있는 경기를 했다. 좋은 경험이었고 반면교사로 삼겠다"면서도 "전유수의 중간 계투 능력과 4번 최 정의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선수들의 작전 수행능력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