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F1 월드 챔피언 출신인 키미 라이코넨(로터스)이 F1 그랑프리 개막전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라이코넨은 17일 호주 멜버른 앨버트파크에서 열린 2013년 첫 F1 대회인 호주 그랑프리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9년까지 F1에서 뛰다가 2010년부터 2년간 월드랠리챔피언십 등에 출전했던 라이코넨은 지난해 복귀한 후 11월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5번의 포디엄 달성에 성공하며 드라이버 랭킹 3위에 오른 바 있다.
2010년부터 3년간 월드 챔피언을 차지했고 올해 4연패에 도전하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은 전날 열린 예선 1위에도 불구, 레이스 내내 타이어 이상 탓에 고전하며 3위에 그쳤다. 지난해 베텔과 끝까지 월드 챔프 경쟁을 펼쳤던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는 예선 5위에도 불구, 특유의 공격적인 드라이빙으로 출발 직후 3위까지 치고 오른 후 끝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지난해 드라이버 랭킹 1~3위에 오른 3명의 선수가 이변 없이 모두 포디엄에 오르며, 올 시즌도 월드 챔프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케 했다.
피트 스톱 최소화 전략과 타이어에 대한 완벽한 적응과 관리 능력이 라이코넨을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올 시즌 타이어의 재질이 더 부드러워진데다, 경기가 열린 앨버트파크는 전용 경기장이 아닌 도로를 활용한 서킷이기에 애초부터 타이어 소모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팀들이 3번의 피트인 전략을 들고 나온 이유다. 라이코넨을 제외하고 6위를 차지한 마크 웨버(레드불)까지 모두 타이어를 3번 갈아끼웠다.
예선에서 7위에 그친 라이코넨으로선 상위 입상을 하기 위해선 경쟁자들보다 타이어를 더 잘 관리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라이코넨은 출발 직후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훠 9번째 랩에서 처음으로 타이어를 교체했고, 이를 33번째 랩까지 잘 활용했다. 34랩에서 2번째이자 마지막으로 타이어를 바꾼 후 44랩에서 다시 선두를 꿰차고 피트인 없이 끝까지 질주하며 본인의 F1 그랑프리 20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시즌 2번째 경기인 F1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는 오는 22일부터 3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세팡서킷에서 열린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