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이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마지막 작품인 '팔스타프'를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오페라 '팔스타프'는 90여 평생 동안 26편이라는 다작을 남긴 대가 베르디의 일생이 오롯이 투영된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유일한 희극이다. 늙은 기사 팔스타프가 유부녀인 두 여인에게 같은 내용의 연애편지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재미있는 소동을 그린다. 주로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비극적 드라마를 소재로 오페라를 작곡했던 베르디는 희극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이 평생의 숙원이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와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을 원작으로 문학적 위트와 아카펠라, 푸가 등 섬세한 음악적 어법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팔스타프'를 통해 '인생은 한 편의 희극'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평생의 염원을 이뤘다.
카라얀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인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와 오스트리아 학문 문화분야 최고 십자훈장을 수상한 바 있는 관록의 연출가 헬무트 로너가 위트 넘치는 드라마와 음악적 앙상블의 완벽한 결합을 선보인다. 이번 '팔스타프'는 원작의 16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윈저 근처의 작은 마을로 배경을 옮겨 오늘의 관객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최고의 팔스타프'로 평가 받고 있는 바리톤 앤서니 마이클스 무어와 한국의 팔스타프로 새롭게 태어나는 바리톤 한명원이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주목 받는 차세대 바리톤 이응광이 포드 역으로 나서고, 부인 알리체 역은 호주 출신 소프라노 미리암 고든 스튜어트가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3월 '팔스타프'에 이어 4월에 베르디의 '돈카를로'를 연이어 선보인다. (02)586-5284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