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상남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조진웅은 최근 MBC '무릎팍도사'에서 7년 간 교제한 6세 연하의 여자친구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해 화제를 모았다. 부산에서 연기학원 입시생과 선생님 관게로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민아야, 앞으로도 난 네가 계속 필요할 것 같다. 결혼해주라"라고 영상 편지를 보낸 것. '부산 사나이' 조진웅의 눈물 어린 프러포즈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강타했고,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방송 얘기가 나오자 마자 "성격 알면서 그런걸 시켜서…"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그는 "원래 그런 표현을 잘 안하니까 창피하다. 그래도 그런 표현도 잘 못하고 평상시에도 그런 기회가 없었는데, 강호동에게 고마웠다. (여자친구가) 프러포즈라고 생각할지 안할진 모르겠다. 어떻게 봤을진 모르겠는데 '따로 또 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쑥쓰러워했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 2009년 KBS2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브루터스 리 역을 맡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에서 강직한 성품의 무휼 역을 연기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파파로티', '분노의 윤리학', '용의자X' 등의 작품에서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온 셈. 스스로는 "2군에 있다가 1군으로 온 것 같다"고 표현했다. 조진웅은 "아직 난 9명의 주전 멤버 속에 딱 들어갔다고는 생각 안한다. 아직은 리베로다. 그래서 역할 경중을 따지지 않고 작품 자체가 나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한다. 주연 타이틀은 사실 부담스럽다. 책임져야 할 것도 많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한다. 못치면 2군행이란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연습하고 있다가 때가 왔을 때 실력을 보이면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번 '분노의 윤리학' 역시 극적인 시나리오 속에서 캐릭터를 재밌게 꾸며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 '분노의 윤리학'은 미모의 여대생 살인사건 이후 누구보다 평범하고 점잖은 가면을 쓰고 살아왔던 네 남자가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조진웅은 극중 여대생의 삼촌을 자처하는 악덕 사채업자 명록 역을 맡았다. 명록은 전형적인 캐릭터다.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 강하며, 허례허식이 강하다. 판에 박힌 인물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는 게 관건이었다. 그는 "요즘 시대에 유형과 전형성에 입각한 연기를 한다는 게 곤욕이었다. 관객도 새로운 걸 원하고, 누가 했던 연기를 하면 나도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사실 시나리오는 좀더 잔인했다. 희화화 시켜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감독님과 방향을 조금 트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지 않냐고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야 명록의 행동에 당위성이 생길 것 같았다. 캐릭터를 제시하면서 자신감도 얻은 것 같다. 캐릭터를 뒤에서 조종하는 느낌이라 재밌었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명량-회오리바다', '화이', '군도'를 촬영 중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