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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광저우에 이어 귀저우까지 중국축구의 '안하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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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은 중국팀의 전매특허인가 보다.

지난달 베이징 궈안은 포항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 앞서 몽니를 부렸다. 포항 시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인 포항공대 국제관의 시설을 트집잡았다. 여기에 훈련장도 좋지 않다며 몽니를 부렸다. 12일 전북과 맞대결(1대1 무승부)을 펼쳤던 광저우 헝다는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상식 이하의 행동을 했다. 꼭 참석해야하는 마르첼로 리피 광저우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기자회견 불참으로 벌금 1000달러(약 109만원)을 부과했다. 비상식적인 일은 이후였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피 감독은 벌금으로 1만달러(약 1000만원)를 냈다. 나머지 금액은 AFC 직원들 회식하는데 쓰라며 받지도 않았단다. 아시아 축구와 한국 축구를 무시한 행동이었다.

중국팀의 안하무인은 13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수원과 대결하는 귀저우 런허였다. 귀저우의 상식 밖 행동은 2일부터 시작됐다.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을 하루 앞둔 밤늦은 시각 수원 담당자에게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귀저우의 관계자였다. 현지 시찰 때문에 수원에 왔으니 자신들이 쓸 선수단 숙소와 훈련장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사전에 어떠한 연락도 없던 상태였다. 그래도 수원 관계자는 외부에서 온 손님이니 호텔과 훈련장을 보여주었다. 훈련장은 합격이었다. 문제는 호텔이었다. 수원은 시내 I호텔을 보여주었다. 귀저우 관계자는 방이 너무 작다며 다른 호텔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 무리한 요구였다. 수원 관계자는 거절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결국 수원의 뜻이 관철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원과 귀저우의 기자회견장에서도 어이없는 일이 있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정대세가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공레이 귀저우 감독 대행의 기자회견 때였다. 중국 취재진은 공레이 감독 대행에게 정대세 출전 불발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공레이 감독 대행은 "연막작전일 것이다"고 일축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수원 관계자는 "우리가 첫 출전하는 귀저우를 상대로 연막작전을 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귀저우가 구단 창단 후 첫 ACL 원정이라서 조금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했다. 표정에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