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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부활드라마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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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침묵을 깨고, 그가 돌아왔다.

KIA의 올해 목표는 '우승'이다. 선동열 감독이 수차례 강조한 바다. 선 감독은 지난 1월 7일, 올해 첫 합동훈련 개시일에 "올해는 우승하자"고 선수단에 선포한데 이어 지난 6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역시 이를 다시 한번 선언했다. 특히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난 이후에는 우승에 대한 확신이 조금 더 굳어진 듯 하다.

이러한 선 감독의 확신 배경은 무엇보다 부상으로 인해 지난시즌 제 몫을 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건강하게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데 대한 만족감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공수에서 핵심 역할을 해줘야 할 이범호의 부활이 있다. 이범호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연습경기 성적에서 이범호의 부활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범호는 KIA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다. 타율과 타점에서 팀내 1위를 기록한 것. KIA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제2차 스프링캠프에서 일본, 한국 프로팀과 총 13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이범호는 이 가운데 8경기에 나와 19타수 9안타로 무려 4할7푼4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이다. 타점 역시 7개로 팀내 1위에 올랐다. 또한 삼진은 2개 밖에 당하지 않아 특유의 선구안도 여전히 날카롭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같은 이범호의 뚜렷한 부활 징후는 KIA가 우승의 목표를 현실화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열쇠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이범호의 존재감을 빼놓고는 우승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범호는 풀타임을 소화할 정도로 몸상태가 괜찮다면 한 시즌 충분히 20홈런-80타점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게다가 3루 수비 역시 국내 톱클래스다. 결국 이범호의 건재는 KIA가 공수에서 한층 견고해진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이범호가 없는 KIA는 전력에 큰 공백을 안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 KIA가 어떤 상황을 겪게 되는 지는 이미 지난 두 시즌간 충분히 나타났다. 이범호는 처음 KIA 유니폼을 입은 2011년 초중반까지는 중심타자와 3루수를 맡으며 공수에서 팀의 간판 역할을 매우 잘 수행해냈다. 덕분에 KIA는 2011시즌 전반기까지 리그 1위를 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범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후반기부터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곧바로 팀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타선의 무게감과 수비의 안정감이 동시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1시즌 후반기에 KIA가 4위로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범호는 부상의 여파로 인해 여전히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42경기에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를 이범호의 공백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KIA 전력에서 이범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이범호 역시 긴 부상의 악몽을 겪으며 엄청난 마음고생을 한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 그 길었던 악몽의 시간은 끝나가는 듯 하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긴 침묵을 깬 이범호가 다시 건강하게 돌아왔다. 이범호가 올 시즌 어떤 활약으로 지난 시즌의 공백을 만회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