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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축구월드컵 돈잔치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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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흔히 야구의 월드컵으로 불린다.

4년마다 열기는 축구 월드컵처럼 프로 선수를 포함한 각국 국가대표들이 진검승부를 펼치는 제전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열릴 때마다 관심을 끄는 것이 이른바 '돈잔치'다. 대회 주최측이 흥행을 위해 거액의 상금을 내놓는다.

여기에 대회 출전국들이 국위 선양과 자국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적지 않은 성과금을 '당근'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순수 아마추어 스포츠의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기 위해 별도의 상금을 내걸기보다 명예를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WBC와 축구월드컵은 프로의 시장논리에 맞춰 '돈'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번에도 제3회 WBC가 본격 개막을 눈 앞에 두게 되자 '돈'이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축구월드컵때와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양대 프로 스포츠인 축구와 야구가 월드컵과 WBC에서 벌이는 '돈잔치' 대결서는 어느 쪽이 우세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축구월드컵의 압도적인 승리다. 우선 대회 규모부터 커다란 차이다. 축구월드컵의 경우 32개국이 출전하는 반면 WBC는 그의 절반인 16개국이 출전한다. 아무래도 야구는 유럽지역 국가에서 대중화된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출전국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번 WBC에서도 유럽 국가는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3개국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시아와 북·중·남미 국가들이다.

대회 규모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상금과 포상금 규모도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다. WBC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번 3회 대회에서 총상금으로 1400만달러(약 153억원)를 내걸었다. 이 가운데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 10억8500만원)다.

이에 반해 축구월드컵의 상금 규모는 WBC에 비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기준으로 비교해보자.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총상금으로 4억2000만달러를 책정했다. 2년여 전이라 당시 환율로는 약 4834억원이지만 환율이 떨어진 현 시세로는 약 4557억원이다. 현재 한화를 기준으로 비교하더라도 WBC에 비하면 무려 30배나 높은 금액이다.

남아공월드컵 우승 상금의 경우 3100만달러(약 336억원)였다. 이번 WBC 우승 상금 대비 정확하게 31배나 많은 '돈잔치'를 벌인 것이다. WBC 우승 상금 100만달러는 남아공월드컵 당시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에 기본 배당금으로 각각 지급된 규모와 같다.

대회 참가 수당도 비교가 안된다. WBC는 1라운드에 참가하는 16개팀에 기본 출전수당 성격으로 30만달러(약 3억2500만원)를 주고, 2라운드 진출시 40만달러(약 4억3400만원)를 더 준다.

여기에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할 때마다 50만달러(약 5억4200만원)씩 추가 지급되고 1라운드와 2라운드 1위를 기록하면 각각 30만, 40만달러가 또 주어진다.

결국 1, 2라운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우승까지 했다는 가정 아래 한 출전국이 챙길 수 있는 최고액은 340만달러(약 37억원·1R 출전 30만달러+2R 출전 40만달러+준결승 50만달러+결승 50만달러+1R 1위 30만달러+2R 1위 40만달러+우승상금 100만달러)다.

반면 축구에서는 32강 본선에 참가한 한 것만으로도 기본 배당금 100만달러와 출전수당 800만달러(약 86억8000만원) 등 900만달러(약 97억6500만원)을 기본적으로 챙긴다. 여기서 이미 WBC 우승팀이 챙길 수 있는 최고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후 16강에 진출할 경우 100만달러를 더 받은 뒤 우승컵까지 들어올린다면 우승 상금을 포함해 총 4000만달러(약 434억원)를 받는다. WBC 최고액의 11.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밖에 축구에서는 준우승 2400만달러(약 260억원), 4강 패배시 2000만달러(약 217억원), 8강 패배시 1800만달러(약 195억원)를 각각 따로 지급한다.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경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받는 포상금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야구위원(KBO)는 WBC 성적에 따라 받는 상금의 50%를 선수단 포상금으로 주기로 규정을 정했다. KBO는 이와는 별도로 우승시 10억원, 준우승시 7억원, 4강 진출시 3억원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아직 대회가 시작되지 않아 각자 얼마나 받게 될지 모르지만 2009년 대회에서 준우승했을 때 1인당 6785만원씩 돌아갔다.

반면 원정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던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축구대표팀에게 총 42억5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선수들의 경우 기여도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해 차등 지급됐다. A등급 1억7000만원을 비롯해 B등급 1억4000만원, C등급 1억1000만원, D등급 9000만원의 순서였다.

이는 16강 진출로 인해 높아진 것으로 선수들이 조별리그에 출전함에 따라 기본적으로 챙기는 포상금은 등급별로 7000만원, 5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이었다.

이같은 사실에 견줘 WBC 대표팀이 첫 라운드에서 탈락한다고 가정하면 기본 출전수당 30만달러의 50%를 40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나눠가져야 한다. 1인당 몫은 400만원 안팎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