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미야자키 전지훈련 캠프에는 극과 극인 선수들이 있다.
최준석과 오재원이다. 오재원은 12kg이나 체중을 늘렸다. 반면 최준석은 15kg 이상 몸무게를 줄였다. 프로필 상 몸무게는 115kg이지만, 사실 120kg 이상 나가던 최준석이었다.
그들의 변신은 생존을 위해서다.
오재원은 파워가 부족했다. 1m85, 78kg. 스타일리시한 맵시는 훌륭했지만, 야구선수로서는 험난했다. 투수들과의 파워게임에서 턱없이 밀렸다. 그는 "같은 조건에서 대결을 하고 싶었다. 라이트급이 아닌 미들급의 상태에서 붙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변신이 인상적인 것은 몸무게를 늘었지만, 체지방은 11%로 그대로라는 점. 그만큼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최준석은 몸무게를 많이 줄였다. 미야자키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홀쭉'해졌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20kg 정도 감량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다. 2007년에 수술한 뒤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전 '타점왕까지 가능하다'는 코칭스태프 내 평가를 받았지만,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결국 부진과 함께 무릎부상이 함께 왔다. 지난해 89경기에 나서 2할5푼, 홈런 6개, 타점 30개에 그쳤다. 결국 올 시즌이 끝난 뒤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이 좋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육중한 몸무게 때문이다.
재활기간동안 그는 확실히 몸무게를 줄였다. 야식을 과감하게 끊었다. 20kg 가까이 줄어든 몸무게 때문에 수술한 무릎의 부담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아직도 완전치 않다. 타격감은 서서히 살아나고 있지만, 뛰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서서히 부활의 분비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선수의 전지훈련 준비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오재원의 경우, 타격 테크닉만큼은 수준급이다. 파워까지 보탠 시너지 효과가 나올 지 궁금하다. 최준석 역시 무릎부상을 털어내고 예전의 날카로운 타격을 회복할 지도 주목된다. 물론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오재원의 순발력이 떨어지지 않는지, 최준석의 파워가 떨어지지 않는 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그 해답은 역시 두 선수의 준비과정에 달려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