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35)의 성폭행 혐의를 조사 중인 경찰이 고소인 A씨(22)의 머리카락, 혈액,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감정을 의뢰했다. 이는 A씨에게 수면제나 마약 등의 약물이 투여됐을 가능성을 수사한다는 의미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22일 "박시후를 고소한 A씨의 머리카락과 혈액,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감정을 의뢰했다"며 "이는 성폭행 고소사건을 수사할 때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절차"라고 밝혔다.
A씨에게 약물이 투입된 정황을 확보했냐는 묻는 질문에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 놓고 수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슈가 된 사건이라 국과수에 빨리 처리해달라고 의뢰했지만 언제 결과가 나올지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산부인과 자료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된 상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약물 감정 결과 양성이 나온다면 이번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박시후는 지난 15일 후배 K씨의 소개로 만난 연예인 지망생 A씨와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은 박시후와 A씨, K씨가 함께 술을 마신 서울 청담동 포장마차와 박시후의 청담동 자택 지하주차장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 A씨는 15일 새벽 1시쯤 서울 강남의 실내 포장마차에서 나갈 때는 걸어서 계단을 내려갔지만, 약 10여분 뒤 박시후의 자택 지하주차장에서는 K씨의 등에 업혀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반면, 박시후는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누었을 뿐 위력 행사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박시후에게 24일 오전 10시에 경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22일 오전 "아직까지 박시후 측에서 출석한다는 답변이 없었다"며 "언제 조사가 이뤄질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