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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소동의 주인공, 트랙스 직접 타보니…소음 진동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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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지난 20일 출시한 소형 SUV차량 '트랙스'를 21일 제주에서 만났다. 제주공항에 내리자 시승을 앞둔 차량이 3열 종대로 시동이 걸린채 기다리고 있었다. 출시와 함께 가격을 발표하자마자 온라인에서는 큰 소동이 일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는 출시 예정인 타 업체 신차 동호회로 이름을 바꿔버렸다. 제일 낮은 모델 가격이 1940만원, 가장 높은 모델은 2289만원이다. 좀더 높은 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현대자동차 투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R과 비교될 수 있는 가격이었다. 가격 논란은 다소 '저렴해 보이는' 내부 디자인으로 비난이 옮겨가기도 했다.

형은 생각보다 커보였다. 가솔린 1.4리터 터보엔진에 6단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소형 SUV. 디젤이 아닌 전부 가솔린 엔진을 실은 터라 내심 작은 모습을 그렸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다. 외관 디자인은 특색은 없지만 무난. 하지만 문을 열고 실내에 앉자마자 눈을 의심했다. 2000만원이 넘는 차량의 센터페시아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했다. 아니 소박하다 못해 진부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기어박스의 경우엔 요즘 나온 차량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투박스러웠다.

터보를 장착해 최고출력을 140마력까지 올렸다는 설명을 염두에 두고 차량을 몰았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동승자에게 불쑥 "소음이 나만 들리나요"라고 물었다.

저속에서도 소음은 상당했다. 그리고 미세한 진동은 점점 몸에 거슬릴 정도였다. 흡사 디젤 승용차를 모는 느낌이었다. 시속 120km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 힘은 크게 달리지 않았지만 터보엔진은 RPM이 5000가까이 치솟으면서 엄청난 굉음을 냈다. 앞차를 추월할 때는 오른발에 한껏 힘을 줘야 했다.

내부공간은 알려진 것보다 좁진 않았지만 성인 5명이 타는 것은 무리였다. 가장 비싼 모델을 시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동으로 시트를 움직여야 했다(운전석은 시트 전후조작만 자동, 시트 각도 조작은 수동, 조수석은 전부 수동).

연비도 아쉬움이 남았다. 복합연비는 12.2km였지만 체감연비는 이보다 낮았다. 엔진 자체가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급가속이 잦았던 것이 이유 중 하나로 판단된다. 다만 핸들 움직임과 브레이크 작동은 무리없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4가솔린 터보엔진의 장점과 편의사양을 강조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2000만원은 준중형과 중형을 가른다. 디젤 모델이 없다는 점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