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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꺼리는 부모님, 혹시 관절염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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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자 씨(71)는 요즘 밖을 나서기가 두렵다. 조금씩 아프던 무릎은 이제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다. 또 휘어버린 다리는 모양새도 좋지 않아 외출이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자식들이 함께 나들이를 가자고 할 때마다 "피곤해서 집에서 쉬는 게 편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괜히 따라 나섰다가 짐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결국 매일 방에만 있다 보니 하루하루 우울감만 깊어진다.

만성 관절염 환자의 40%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은 크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앉고 서는 모든 일상 생활이 어렵고 통증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 만약 부모님이 외출을 꺼린다면 관절염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부분 관절염을 단순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해 오랜 시간 방치해 온 사례가 많다"며 "관절염이 심각해지면 노후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자녀의 부담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년층 대부분 조기 검진엔 무관심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의 심사결정자료를 이용해 '무릎관절증'에 대해 분석한 결과, 2011년을 기준으로 50대 이상이 87.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나이가 들수록 관절염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문제는 관절염 질환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웰튼병원에서 내원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내원 전까지 관절 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송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보통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지며, 그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며 "무릎 통증은 관절 건강의 적신호라는 점을 인식하고 조기에 치료받아야 증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출을 꺼리게 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 관절염 증상으로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거나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는 경우,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금방 다리가 시큰거리고 무거워지는 것이 있다.

▶관절염, '은둔형 외톨이' 부추겨

젊은층의 문제로 대두됐던 '은둔형 외톨이'가 점차 노인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란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무기력감, 건강 문제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은 말기에 이를수록 다리 모양의 변형을 불러오는데, 보통 0자형으로 변형된 다리 모양은 걷기, 달리기와 같은 불편함을 비롯해 정신적인 우울증도 함께 동반한다.

다리 모양의 변형은 보행에도 불편을 주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고 외출을 꺼리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외출이 줄어들면서 운동량도 함께 줄어 관절 부담을 덜어주는 관절 주변의 무릎과 인대가 약해지기 때문에 관절염 통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다.

▶무릎 통증 방치 말고 정확한 검진해야

홀로 사는 부모 세대가 많아지면서 노년층의 건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통증 등 이상 증세가 있을 때 병원을 찾으면 이미 관절염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에 관절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노년층은 특히 관절 건강에 취약한 만큼 검진이 필수적이다.

평소 관절에 좋은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꾸준한 운동은 퇴행성 관절염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에 10~15분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맨손 체조, 요가, 수영 등의 운동도 관절 건강에 좋은 운동이다.

송 원장은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하는 경우 약물이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부모님이 일상 활동을 하는데 어려워하거나 외출을 불편해 한다면 관절 검진을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