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야구대표팀의 전준우의 발탁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전준우의 능력은 인정받지만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타율 2할5푼3리에 7홈런, 38타점, 21도루에 그쳤다.
전혀 대표팀 발탁을 예상하지 못했던 전준우이기에 이 기회가 소중하다. "KBO의 지원이 너무나 좋아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전준우는 "승엽이 형이나 대호형, 태균이형 등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설명하긴 힘들지만 타자들에겐 보이지 않는 느낌이 있다. 선배들이 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느낌이 맞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몸만들기를 하는 지난해 12월부터 훈련에 돌입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이고 사직구장에 나가 혼자 티배팅을 하면서 혼자만의 WBC 준비를 했다. WBC도 있었지만 지난해의 부진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해엔 겨울에 제대로 준비가 덜 됐던 것이 시즌의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 "결혼 준비 등 여러 일을 하면서 겨울 훈련을 좀 소홀히 했었다. 그 여파가 성적으로 돌아오더라"고 했다.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 외야수 5명 중 유일한 오른손 타자. "상대 왼손 선발이 나올 때 내가 출전할 수도 있지 않느냐"면서 "기본은 해야하지 않겠나. 망신당하면 안된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의 외야 펑고에 엄지를 치켜 들었다. "감독님이 천천히 뛰면 못잡고 전력으로 뛰면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치신다"는 전준우는 "잡을 맛이 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R.A 디키의 너클볼을 치고 싶다"는 말로 미국행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국가대표로서 큰 경기에 나선다는 것에 긴장감이나 부담이 있기보다는 설렘을 느낀다. 포스트 시즌 같은 느낌이다, 더 집중이 되는 것 같다"는 전준우는 "너클볼이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면 칠 수 있지 않겠나. 류현진의 체인지업도 치는데 그거 못치겠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