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64)이 이성을 잃었다.
20일(한국시각)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16강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언론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삐딱하게, 격렬하게 노출했다.
아스널과 2년 계약 연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정보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2년인지 몇년인지 나도 모른다"고 답하더니, 이어 기자를 향해 "도대체 왜 날 쳐다보냐?"며 격앙된 목소리로 되물었다. "당신의 기자회견이니까"라는 답변에 "고~맙습니다"라며 비아냥댔다.
직전 FA컵 16강에서 2부리그 블랙번에게 0대1로 패해 조기탈락한 것과 관련한 질문이 시작되자, 기자의 말을 중도에 잘라냈다. "이곳은 내일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기자회견을 위한 자리다. FA컵과 주말 경기는 챔스리그 경기 후에 질문하라"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바이에른 뮌헨전에 대한 질문도 보이콧했다. "나는 오늘 바이에른 뮌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전망에 대해 지독한 반어법으로 답한 부분은 이날 기자회견의 하일라이트였다. "'당연히' 우리는 우승 트로피를 원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내일 지고 싶다. 여기 있는 여러분이 모두 행복해지시도록."
언론을 향한 극도의 반감을 표현했다."얄팍한 분석가들이 너무 많다. 민주주의 사회이고, 전문가들이 자기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작은 클럽에게 진 적이 없나? 맨유는? 왜 우리가 질 때만 이렇게 난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피해의식을 드러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