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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4연패, KIA의 '지키는 야구'는 언제 완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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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스타일의 '지키는 야구'는 과연 언제 완성될까.

승패의 의미가 별로 없다고는 해도 지고 속 좋을 수는 없다. KIA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2차 스프링캠프에서 일본 프로팀에 4전 전패를 당했다. 지난 14일 니혼햄전(2대3 패)을 시작으로 16일 야쿠르트전(5대9 패) 17일 주니치전(4대5 패)에 이어 18일 야쿠르트전(2대3 패)까지 모두 졌다.

어차피 연습경기는 승패 결과보다 경기를 치른 과정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 비록 4연패였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분명 희망을 가질 만한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범호와 최희섭 등을 중심으로 한 간판타자의 뚜렷한 부활 추세는 올해 KIA에 희망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분명 더 보완돼야 할 점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중간계투진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4연패 동안 3차례의 패배가 모두 중간계투진의 몰락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첫 경기였던 니혼햄전. 이날 KIA는 2회 김상현과 김선빈, 차일목, 김주찬이 4안타를 뽑아내며 먼저 2점을 뽑았다. 선발 양현종도 4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6회에 팀의 두 번째 투수 임준섭이 1사 후 5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이어 8회 진해수가 역전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선발진 호투-선취 득점-중간계투 붕괴에 의한 역전 패턴은 계속 이어졌다. 16일 야쿠르트전에서는 5회초까지 5-0으로 앞섰다. 그러나 세 번째 투수 한승혁이 5회말과 6회말에 걸쳐 8안타 2볼넷으로 8실점(7자책)하는 바람에 또 역전패를 당해버렸다. 17일 주니치전에서도 KIA는 6회초까지 4-1로 앞섰지만, 이번에는 6회말 우완투수 박지훈이 볼넷과 안타 3개를 내줬고, 뒤이어 등판한 진해수 역시 안타 1개와 희생타 1개를 허용하며 총 4실점(3자책)으로 승기를 넘겨줬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일어날수록 올해 KIA가 내세운 '한국시리즈 우승'의 목표는 멀어질 위험이 크다. 아직 투수들의 구위가 본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패배의 내용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3연속 역전패는 '지키는 야구'를 표방하고 있는 선동열 감독의 철학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결과다.

선 감독은 올해 부임 2년째를 맞이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침없는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선 감독의 계획은 명확했다.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 등 중심타자들이 부상에서 돌아올 것이 확실하고, 또 FA로 영입한 김주찬으로 인해 공격력에서는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여기에 지난해 강했던 선발진이 그대로 유지돼 불펜과 마무리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우승도 그리 먼 고지가 아니라는 것.

결국 화끈한 공격력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완성한다는 복안을 세워뒀던 것이다. 그러나 오키나와 캠프에서 시험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불펜진은 여전히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지키는 야구'는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인 점도 명확하다. 연습경기에서 오히려 많은 약점과 보완점을 노출하는 편이 시즌을 대비하는 데에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결국 KIA가 이번 오키나와에서 이어지는 실전 훈련에서 얼마나 중간계투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느냐가 새로운 관건이 된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