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허락할 수는 없잖아요."
하나외환은 안방에서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우승 축배'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나외환의 '숨겨진 칼날' 김지현의 3점포가 우승을 눈앞에 둔 우리은행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넣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17일 하나외환전을 앞두고 "가능한 빨리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2006년 겨울리그 이후 무려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남은 승수는 '1승'.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남은 3경기에서 한 번만 이기면 우승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고, 또 플레이오프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도 빨리 우승을 결정한 뒤 주전들에게 휴식을 줄 필요가 있다"며 이날 하나외환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하지만 위 감독의 소망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팀의 외국인 선수 티나 톰슨이 NBA올스타전 행사 참가로 인해 빠진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 위주로 사력을 다 했지만, 마지막 순간 하나외환의 '숨겨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우승 축배를 저지한 것은 바로 백업 가드 김지현이었다.
3쿼터까지 치른 결과 우리은행이 41-40으로 앞서있었다. 4쿼터는 박빙이었다. 하지만 팽팽한 접전은 의외의 순간에 갈렸다. 시작은 하나외환의 베테랑 김지윤이 만들었다. 52-49로 앞선 종료 3분14초 전 김지윤이 가로채기에 이은 2점슛으로 5점차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찬스를 승리로 확정지은 것은 김지현의 3점슛 두 방이었다. 김지현은 종료 1분57초전 3점포를 성공시킨 뒤 57-54로 쫓기던 종료 36초 전 또 3점포를 터트려 승리를 결정지었다. 결국 하나외환은 4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기록한 김지현의 활약 덕분에 62대56으로 재역전승을 완성시켰다.한편, KDB생명은 구리시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을 상대로 87대68로 크게 이겼다. 부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