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차가운 모습과는 딴판이다. 또래 여성들처럼 밝고 잘 웃는다. KBS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한 배우 박세영을 만났다. 도도한 전교 1등 송하경 역을 맡았던 그녀는 "캐릭터와 실제 제 모습은 다른 점이 더 많아요. 전 되게 잘 웃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생각만큼 도도하지도 않아요"라며 웃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인 탓에 교복을 입고 출연했던 작품. 드라마를 끝낸지 1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 교복이 그리운 듯했다.
"마지막회를 다시 보면서 진짜 졸업한 느낌이 들었어요. 교복이 굉장히 편했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구두를 신고 예쁜 옷을 입고 다니니까 언니 옷을 입은 아가씨가 된 느낌이에요. 드라마에 진짜 푹 빠졌다 나온 것 같아요."
박세영은 인형같은 이목구비가 인상적인 배우다. 이국적인 느낌도 풍긴다. 흠 잡을 데 없는 외모. 하지만 어렸을 땐 그런 자신의 외모가 싫었다고 말했다.
"어렸을 인도공주, 혼혈아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피부도 까무잡잡하다 보니까요. 그런데 거울을 봐도 제가 부정할 순 없더라고요.(웃음) 나도 피부가 하얗고 한국사람처럼 생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지금은 (제 외모가) 오히려 좋아요. 감사해야죠."
지난해부터 드라마 '적도의 남자', '사랑비', '신의', '학교 2013'에 출연하며 쉴 틈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아직 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육체적으로 피곤할 땐 있지만, 작품을 하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한번 작품을 할 때마다 정말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보게 되잖아요. 원래는 사람 많은 걸 싫어하고 조용한 걸 좋아하는데 이제 적응을 해버렸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렵지 않게 됐어요."
말 한 마디, 한 하미에서 연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물론 연기를 잘 못하면 스트레스도 받죠. 하지만 하나, 하나 해내는 게 너무 좋아요. 또 제 삶을 살다가 다른 캐릭터의 삶에 빙의해서 연기를 하는 게 재밌어요. 원래 제 성격은 연예인하기엔 잘 맞거든요. 남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 같은 걸 진짜 싫어해요. 그런데 연기할 땐 안 그래요. 진짜 연기가 좋아서 하는 거죠."
데뷔한지 1년이 된 박세영은 "나이 드는 게 싫진 않다"고 덧붙였다. "나이별로 그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잖아요. 더 많은 걸 받아들이고 표현할 수 있으니 좋죠. 작년부터 나이드는 게 더 좋아졌어요."
그녀는 "드라마 '신의'를 하다가 막바지에 '학교 2013' 출연이 결정됐어요.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 한치 앞을 모르는 것 같아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또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저만의 노력을 해야죠"라고 전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