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통신사 KT-SK 라이벌전의 후유증이 컸다. 둘은 13일 부산에서 벌어진 5라운드 맞대결에서 혈전을 벌였다. 거친 몸싸움으로 인해 경기가 자주 중단됐다. 벤치의 코칭스태프까지 신경전에 가세했다. 경기 결과는 SK가 89대77로 KT를 눌렀다.
홈팀 KT는 SK 선수 중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와 김민수의 경기 매너에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 농구를 훤히 알고 있는 헤인즈가 "개XX"라는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수도 KT 벤치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박수를 치는 등 상대팀을 자극하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는게 KT의 주장이다.
KT는 이걸 그냥 넘길 수 없다고 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14일 "정식으로 KBL을 통해 문제를 삼을 것이다. 문제 장면들에 대한 비디오 자료 등을 수집해 올릴 것이다"면서 "헤인즈 등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농구를 우습게 보는 걸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SK는 자체 조사 결과, 헤인즈가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과열되는 과정에서 KT가 SK 선수들을 자극한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먼저 싸움을 걸어온 쪽은 KT라는 것이다.
라이벌전은 지나치게 과열된 측면이 있다. KT 조성민이 SK 변기훈의 반칙에 화를 냈고, 김민수가 가세했다. 또 SK 최부경이 KT 김현민의 스크린에 옆구리를 찍혀 쓰러졌다. 그런 과정에서 헤인즈, KT 민성주 등까지도 흥분해 몸싸움이 직전까지 갔다. 심판은 양쪽 선수들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주면서 자제시키려고 했지만 경기 끝까지 신경전이 이어졌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KT 김승기 코치가 빠져나가는 SK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SK 관계자가 김 코치를 말렸다. 이때 김 코치는 김민수에게 사과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라커룸으로 가던 헤인즈가 돌아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KT에선 그때 헤인즈가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는 "헤인즈가 욕설을 했다면 사과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SK와 KT의 이번 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다음달 16일 SK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다. KT 전창진 감독은 선전포고했다. SK전에서 거칠게 나갈 것이라고 했다. KBL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까. 부산=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