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K-리그의 대표적인 골잡이였던 윤상철은 '국내용'이라는 꼬리표 속에 대표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니션이었던 윤정환과 고종수는 '수비가 약하다'는 편견 속에 선수생활을 보냈다. 올시즌을 앞두고 광주에서 대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주앙파울로도 자신을 둘러싼 편견과 싸우고 있다.
주앙파울로는 K-리그를 대표하는 조커다. 최만희 전 광주 감독은 빠른 발과 결정력을 지닌 주앙파울로를 후반 교체요원으로 활용했다. 2011년과 2012년 교체로만 출전해 모두 8골을 넣었다. 주앙파울로는 후반 투입돼 동점 혹은 역전골을 터뜨리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그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후반용'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주앙파울로는 이러한 현실을 아쉬워했다. 그는 "물론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데 후반에만 뛰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주앙파울로는 "첫 해 조커로 나간 것은 한국 무대를 이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열심히 해도 역할이 제한되는 것은 아쉬웠다. 선수생활하면서 조커로 뛴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고 했다. 대전에서의 목표는 자연스레 선발출전으로 정했다. 한국무대에 대한 적응을 마친만큼 선발로만 나선다면 두자릿수 득점은 무난하다는게 주앙파울로의 생각이었다.
경기장 내에서의 고민과 달리 경기장 밖에서는 한국에 흠뻑 빠진 주앙파울로다.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브라질 휴가때 쌈장을 싸가지고 갔을 정도다. 된장찌개에 청국장까지 먹는다. 젓가락질도 수준급이라는게 통역의 설명이었다. 대전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전에서 뛰었던 알렉산드로와 테하에게 설명을 미리 들었단다. 다만 아쉬운 점은 케빈의 부재다. 주앙파울로는 "지난시즌 아버지가 대전과 광주와의 경기를 보러왔는데 나와 케빈이 투톱으로 뛰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도 기대를 했는데 케빈이 전북으로 이적해 아쉽다. 대신 비슷한 스타일의 정성훈이 있으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앙파울로는 지난시즌 광주의 강등을 경험했다. 브라질에서 이미 한차례 강등을 경험했지만, 역시 강등은 쓰디쓴 기억이다. 대전은 올시즌 강등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주앙파울로는 두시즌 연속은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후반용이라는 편견을 깨고 전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대전 잔류라는 그의 희망은 한발 더 다가가게 된다. 주앙파울로의 활약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