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 박재범(31)에게 2012년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일본 진출 2년 만에 일궈낸 감격스런 첫 우승 이후 맞이한 시즌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정확히 얘기하면 부상이었다. 어깨 팔 허리 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 2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한 차례 든 것이 그가 받아든 성적표였다. 이 중 컷탈락(기권 포함)이 11번이다. 한 마디로 공이 잘 맞지 않는 시즌이었다.
부활의 날개를 펴기 위해 일찌감치 2013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매해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지만 올해는 동남아시아를 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아 윈터 투어가 열리는 태국 카오야이 마운틴크릭 골프리조트로 건너왔다. 동계 훈련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태국에서 열린 코리아 윈터투어 1차대회 본선 1라운드가 끝난 뒤 만난 박재범은 "올해는 꼭 복수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복수의 시나리오는 짜여져 있다. 태국에서 실전 감각을 찾고 일본으로 건너가 투어를 정복하는 것이다. 물론 목표는 '상금왕'이다. 그는 "2011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에는 마음만 있었지 몸이 안 따라줬다. 올해는 목표를 크게 잡았다. 일본 투어 상금왕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상금왕에 도전하고 싶지만 출전 기회가 생겨야 노려볼 수 있는 일. 그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규모가 축소되며 한번도 출전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올해는 출전의지가 강하다. "일본 투어를 뛰면서 스케줄을 조정해 한국 투어에서도 뛰고 싶다. 한국에서도 10년을 쳤는데 지난해 대회가 적다보니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올해는 투어가 활성화되어서 꼭 출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상금왕에 오르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윈터 투어를 통해 겨우내 공을 들였던 스윙 교정을 점검하려 한다.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해가는 과정의 하나다. 마음 편하게 대회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대회에 참가한 세미 프로 선수들에겐 선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대회에 특전(세미프로의 경우 종합 성적 상위 4명에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짐)이 있어서 그런지 세미 프로들이 잔뜩 긴장을 하고 경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좋은 취지로 열리는 대회라 기분이 좋다. 아직 1회 대회라 열악한 면도 있지만 이왕 시작한 것 후원사들이 더 많이 대회를 열 수 있도록 선수들이 열심히 쳐야겠다. 앞으로 더 발전해서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재범은 윈터 투어를 마친 뒤 3월 중순 열리는 원아시아 투어 타일랜드 오픈을 출전으로 2013시즌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상금왕을 노리는 JGTO는 4월 초부터 출전한다.
카오야이(태국)=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