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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오선진, 정근우를 닮고 싶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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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의 한화 전지훈련지는 현재 연습경기가 한창이다. 한화는 지난달 말부터 자체 홍백전을 시작으로 연습경기를 통한 실전 감각 익히기에 단계에 들어섰다.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6개팀 가운데 연습경기수가 가장 많다. 최근 한화의 연습경기를 통해 주목을 받는 선수가 등장했다. 톱타자 후보인 3루수 오선진이다.

한화는 붙박이 톱타자가 없다. 그 자리를 놓고 오선진과 하주석, 베테랑 강동우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오선진이 연습경기에서 가장 자주 톱타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주니치와의 연습경기에서는 1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리며 제몫을 했다.

오선진은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타격 센스가 뛰어나고 빠른 발을 지녀 한화의 차세대 톱타자로 주목받았지만, 주로 백업 멤버로 뛰다 5년차였던 지난해 비로소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됐다. 지난해 오선진은 11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 14도루, 33득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화가 오선진을 톱타자로 기용하려는 이유는 여러 조건을 갖추기도 했지만 타고난 성실성 때문이다.

오선진에게 톱타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오선진은 "꼭 1번을 쳐야겠다는 마음은 없다. 하위타선으로 가도 상대하는 것은 같다. 1번타자는 1회 공격때 먼저 타석에 들어설 뿐이지 타순이 돌면 다른 타순과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만큼 경쟁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오선진은 "(하)주석이와 (강)동우형은 다 장점이 있는 선후배들이다.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된다"면서도 "지금은 지난 시즌 잘 안됐던 것을 보완하고 있다. 출루율을 높이고 찬스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지훈련과 달라진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체력 훈련을 지난해 12월 시작했다. 지난 시즌 풀타임을 처음으로 뛰다보니 후반기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경기가 있는 날과 없는 날에 차이가 있지만, 연습구장인 코친다구장 근처 헬스장에서 꾸준히 웨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오선진은 "시즌중 힘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전훈캠프에서 하는 체력 훈련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또 하나는 타격 훈련량. 오선진의 훈련 스케줄을 보면 오전 수비훈련, 오후와 야간 타격훈련으로 돼있다. 톱타자로서 출루율을 높이려면 역시 방망이를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쁜 공을 골라내고 끈질기게 승부하려면 많은 공을 보고 많이 휘둘러 봐야 한다.

그래서 오선진은 SK 정근우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오선진은 "정근우 선배는 타석에서 적극적 모습이 좋다. 감이 좋을 때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나가고, 감이 안좋을 때는 공을 많이 고르려는 것이 어떻게든 출루를 하려는 것인데, 전반적으로 출루를 위해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런 점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정근우는 국내를 대표하는 톱타자다.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도 톱타자 자리를 놓고 KIA 이용규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타율 2할6푼6리로 2006년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언제든 3할에 30개의 도루가 가능한 최정상급 톱타자다.

입단 이후 가장 바쁘게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오선진은 '정근우' 못지 않은 톱타자 모습을 그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