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이하 한국시각)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전에 나설 최강희호의 공격 조합 예측은 '시계 제로(0)'다.
다들 선발로 나설 수 있을만큼 몸상태가 좋다. 박주영(셀타비고)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임대 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청용(볼턴)은 장기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김보경(카디프시티) 역시 슬럼프와 이적 후유증을 털고 팀에 적응했다. 손흥민(함부르크)은 시즌 7호골을 쏘면서 극상승세다. K-리거의 선두주자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은 소속팀의 동계 훈련을 열심히 했다.
보통은 경기 전 훈련을 보면서 공격조합을 예측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다. 3일 영국 비샴 애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훈련에 나선 공격수는 이동국과 김신욱 뿐이었다. 이청용 김보경 지동원 손흥민은 전날 경기 때문에 회복 훈련에 주력했다. 박주영은 비행기 결항으로 이날 오후 늦게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훈련이 한창일 때는 하늘 위였다.
이런 상황이지만 한번 예상해 봤다. 각 공격 조합별 장단점은 어떻게 될까.
▶우선 순위는 역시 이동국과 박주영
최 감독이 꺼내들 수 있는 최우선 카드는 역시 이동국과 박주영의 투톱 조합이다.
개인을 놓고 보면 훌륭하다. 이동국은 최고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공중볼 장악 능력이 좋다. 어느 위치에서건 날카롭게 터지는 발리슈팅은 전매특허다. 도움에도 눈을 떴다. 2011년 K-리그에서 15개의 어시스트로 도움왕에 올랐다. 2012년에도 도움 6개를 기록했다. 박주영은 움직임이 좋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은 박주영에 대해 '좋은 기술로 빠르고 움직임이 많은 스트라이커'라고 평가했다. 개인 기술과 패싱, 공중볼 장악까지 갖춘 전천후 스트라이커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잘만 맞아떨어지면 무서운 투톱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로 움직임이 겹치면서 삐그덕거렸다. 그렇다고 최 감독으로서는 둘의 시너지 효과를 포기할 수 없다.
이동국도 상생을 외쳤다. 2일 인터뷰에서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박)주영이와 내가 서먹서먹하거나 관계가 나쁜 것도 아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바깥에서 원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이동국은 "밖에서는 내가 패스해서 (박)주영이가 넣든지, 그 반대이든지를 원한다.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겠다. 더 이상 우리 둘이 호흡이 안 맞다는 이야기는 듣기 싫다"고 다짐했다.
▶손흥민 어떻게 활용할까
손흥민의 활용법도 관심이다. 올 시즌 7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몸상태로만 놓고보면 최강희호 공격수들 가운데 최고다.
자리가 문제다. 손흥민을 가장 잘 써먹을 수 있는 자리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현재 함부르크에서도 아르티옴스 루드네브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서고 있다. 최강희호에서도 투톱 가운데 한 자리로 나선다면 경쟁력이 있다. 관건은 투톱 파트너다. 손흥민은 헤딩력이 강하지는 않다. 투톱 파트너가 머리로 떨구어주면 세컨드볼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공격적인 움직임이 날카롭다. 손흥민을 쓸 경우, 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최 감독으로서는 박주영과 이동국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
▶지동원과 김신욱, 그리고 원톱은
지동원과 김신욱은 조커로 들어갔을 때 경쟁력이 있다. 김신욱은 1m96의 장신 스트라이커다. 세트 피스 상황 등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지동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물론이고 측면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전술의 변화를 주고자할 때 쓸 수 있는 좋은 카드다.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측면을 강화하는 4-2-3-1 전형이다. 최강희호에는 이청용 김보경이라는 걸출한 측면 공격 자원들이 있다. 여기에 손흥민과 지동원도 사이드로 돌릴 수 있다. 구자철 기성용 김재성(상무) 이승기(전북) 등이 버티고 있는 중앙허리라인도 든든하다. 다만 2선에서의 지원이 부족하고 원톱의 움직임이 적으면 최전방 공격이 고립될 수 있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