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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간베씨 중병을 넘어서 한화 투수진의 주는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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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한화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캠프에서 인스트럭터로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간베 도시오씨(69)의 말이다. 간베 인스트럭터는 2009년 KIA 투수코치로 있을 때 큰 수술을 받었다. 그 해 KIA가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지만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병마가 덮쳤다.

"그 해 한국시리즈 끝난 후 11월 9일에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가 '바로 수술하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KIA는 11월 14일부터 요미우리와 대결하는 한-일 클럽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있었지요. 저도 이미 항공권을 준비한 상태였지만, 의사는 '거기에 가면 죽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일 클럽챔피언십을 포기하고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간베 인스트럭터는 폐동맥 접합 수술을 받았다. "막힌 혈관을 뚫는 대수술이었다. 수술후에는 체력이 떨어지고 식사를 마음대로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기적적으로 회복해 이렇게 선수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간베 인스트럭터는 현역시절 좌완투수로 활약했다. 긴테쓰 소속이던 1975년에는 노히트노런까지 기록했다. 긴테쓰와 오릭스에서 투수코치를 했고, 2008년부터 2년간 KIA 투수들을 지도했다.

"2009년의 KIA는 좋은 선발투수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양현종(12승) 윤석민(9승)과 외국인 투수 2명(로페즈14승, 구톰슨13승)도 잘 했지요. 중간계투는…." 간베 인스트럭터는 당시 KIA 투수들에게 아직도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면 그는 지금 한화 투수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인스트럭터는 투수코치와 역할이나 책임이 다르지만, 인스트럭터 입장에서 봐도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이 많습니다. 아직 경쟁중이라서 누가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은 히라야마상(신용균 투수 인스트럭터)이 잘 해줘서 거의 문제 없습니다."

불펜에서 젊은 투수들을 지도하는 간베 인스트럭터는 오키나와의 맑은 하늘처럼 표정이 밝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야구를 또 다시 할 수 있어 기뻐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생사를 오가는 대수술 끝에 다시 야구로 돌아온 간베 인스트럭터. 그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화 투수들에게 기술과 애정을 주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