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열린 380개의 주요 축구 경기가 승부 조작에 연루됐다"고 유럽 연합(EU)의 범죄 대책 기구인 유럽 형사 경찰 기구(이하 유로폴)가 공식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유로폴은 4일(한국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축구 승부조작에 대한 지난 18개월 동안의 심층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총 380경기에서 승부가 조작됐으며, 승부가 조작되는 과정에서 425명의 심판과 선수, 경기 관계자와 구단 관계자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BBC 등 유럽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승부 조작된 380 경기에는 유럽 15개국 리그 주요 경기 뿐 아니라 월드컵과 유로 대회 예선, 두 개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 경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하나는 최근 3~4년간 영국에서 열렸다.
유로폴은 "승부 조작을 직접 기획한 피의자들은 타깃이 된 경기에 1600만 유로(약 237억원)를 투자해 800만 유로의 부당 이득을 챙겼으며, 이 가운데 200만 유로는 연루된 축구계 인사에게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1인에게 지급된 가장 큰 액수는 14만 유로다.
유로폴은 승부 조작을 기획한 범죄 조직이 아시아에 근거를 두고 유럽의 각 하부 조직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까지 승부조작과 관련해 15개국에서 50명 가까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이것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덧붙였다.
롭 웨인라이트 유로폴 이사는 "역대 최대의 조사를 통해 유럽 축구의 승부조작 혐의가 분명해졌으며, 광범위한 범죄 조직 네트워크가 밝혀졌다"면서 승부조작을 유럽 축구의 통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폴은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번 발표에서 380경기가 정확히 어떤 경기이고 누가 연루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또 승부 조작 가담자에 대해 어떤 처벌을 내릴지도 밝히지 않았다.
향후 추가 조사나 발표에 따라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