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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풍향계] 여우(女優)들이 몰리는 술집엔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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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회사에 근무하는 최지연(29세)씨. 평일에는 야근과 출장이 많아 친구들과 만날 기회가 적어 주로 주말에 강남과 종로 일대에서 모임을 갖는다. 최 씨가 수많은 술집들 가운데 장소로 선택하는 기준은 확실하다. 여자들을 충족시킬 만한 분위기인지, 즐길 거리가 있는지, 다양한 수입맥주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인지에 대한 것들이다.

최 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20~30대 여성들이 주류 시장의 막강파워로 소비를 주도하면서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세계맥주전문점이나 일본식 주점, 전문 메뉴를 취급하는 곳, 소소한 이벤트가 많은 술집을 찾는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수입맥주 소비량이 부쩍 증가한데는 여성들의 기여도가 상당하다. 폭음보다는 술의 맛과 분위기를 우선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세계맥주를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할인 전문매장이 여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표적인 주류프랜차이즈인 '와바'는 전 세계 120여종의 맥주들을 한 곳에 갖추고 고객들이 취향대로 선택해 마실 수 있는 자유롭고 이색적인 공간으로 다가갔다. 수입맥주의 주 수요층인 20~30대를 만족시키는 다양성과 합리적 가격대를 겸비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더불어, 눈 내리는 스노우바를 비롯해 테이블에서 직접 원하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아이스바, 카지노바, 양주바 등 색다른 인테리어로 여성 애주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맥주전문점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이 단연 돋보인다.

또 술집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즐기는 곳이란 점을 부각시킨 '이수근의SoolZIP'도 상승세다. 일명 펀펀(fun-fun)한 마케팅을 구사하며 젊은 여성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개그맨이 깜짝 출몰하여 손님을 대상으로 게임을 펼쳐 깜짝 선물을 안겨주고 사라지는 볼거리도 눈에 띈다. 여기에 이수근의 술집 특허 술잔인 원샷잔, 쏘쿨잔, 소샷잔 등 폭탄잔 3종 세트로 여럿이 어울려 게임을 펼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시켜 놓은 점도 인기의 이유. 한 마디로 주류와 안주로 대변되던 술집에 관한 인식을 '이수근의 술집'은 소소한 이벤트가 가득한 즐거움의 공간이란 콘셉트를 완성시켰다는 평.

자연 친화적인 고품격 인테리어, 식사와 주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청담이상'도 다이닝 문화에 열광하는 여성 애주가들의 시선을 붙잡으며 핫 플레이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청담이상은 가격대비 높은 품질의 메뉴가 강점이다. 별미메뉴, 특별메뉴, 일품메뉴 등으로 나눠 제공되는 이곳의 안주들은 고급일식집에서 맛 볼 수 있는 60여 가지의 다양한 요리들로 구성됐다. 특히 인테리어도 불필요한 화려함만은 지양하고, 조명의 조도나 인테리어자재 등을 특화시킴으로써 안락함과 한국적 요소들을 강조한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홍합요리전문점 홍가는 메뉴에서부터 매장 입구부터 전등, 간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항목들을 '홍합'에 초점을 맞춰 탄생한 브랜드다. 무엇보다 홍합탕을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어 부담 없는 술자리에는 안성맞춤이다. 국내 대표 홍합 산지인 마산, 거제, 남해, 통영, 여수에 직접 홍합을 공수해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홍합을 가지고 다양하게 내놓은 메뉴들은 여성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대학가 및 젊은 유동인구들이 즐비한 상권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셀프형 맥주전문점 '맥주바켓'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25개국 120여종의 병맥주를 할인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는 것은 물론, 스스로 냉장진열대에서 가져다 먹는 셀프형을 도입시키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고객이 셀프로 맥주를 가져다 마시기 때문에 계산과 뒷정리 정도만 하면 되는 형태. 편의점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특히 '맥주바켓'은 3K를 슬로건 내걸었는데 이 전략이 성공으로 연결됐다. 고객이 안주를 안 시켜도 OK, 안주를 직접 사와도 OK, 매장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해도 OK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선보이며 새로운 주류문화에 목말라 하는 고객층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