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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설문]"걸그룹 결혼해도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물었더니 10명 중 7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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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팀 탈퇴?'

현역 걸그룹 최초로 유부녀 멤버가 탄생했다.

SES, 핑클 이후 가요계에 걸그룹 열풍 2세대를 연 원더걸스의 멤버 선예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예비신랑 제임스 박과 2년여간의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동안 유진 슈(S.E.S), 김이지(베이비복스) 등 걸그룹 활동을 종료한 뒤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는 종종 있었지만, 선예처럼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 멤버가 결혼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예의 향후 활동에 대해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선예의 결정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선예는 당분간 가정생활에 충실할 예정이며 다른 멤버들은 개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선예와 비슷한 또래 걸그룹 중에도 '품절녀'가 탄생할 수 있을지, 또 '유부 걸그룹'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걷게 될지는 사실 미지수다.

이에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 10인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를 했다. 과연 결혼한 걸그룹이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까?

▶걸그룹 결혼 후에도 활동 가능할까 물으니…, 10명 중 7명 "안된다!"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 10명 중 7명은 결혼한 멤버의 활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어떤 컨셉트의 걸그룹인지, 멤버들의 연령대가 어떤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결혼하면 걸그룹으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걸그룹은 만인의 연인이어야 한다. 상큼발랄하거나 섹시한 매력을 뽐내며 남성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다. 그런데 결혼한 멤버는 "'한 남자의 여인'이란 이미지가 강해 정서상 걸그룹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미혼인 멤버들과 같은 느낌을 낸다는 것도 쉽지 않다. 또 팬덤은 노래나 춤뿐만 아니라 특정 멤버가 가진 캐릭터와 이미지를 함께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이 인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내적인 요소를 생각해보더라도 기혼 멤버의 활동은 쉽지 않다. 결혼 전에는 팀 활동이나 비전이 우선시 됐다면, 결혼 후에는 인생의 주관 등 중요한 요건이 바뀔 수 있고 존중되어야 할 사생활도 많아져서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결혼한 멤버가 없이 팀을 유지하거나, 보컬 랩 댄스 비주얼 등 팀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멤버로 교체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다.

물론 결혼했다는 이유로 해당 멤버를 제외한다면 팀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고, 팬덤의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기에 민감한 사안이긴 하다. 이에 관계자들은 "결혼한 멤버를 무작정 은퇴시키기 보다는 예능이나 연기 쪽으로 전향시켜 주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3명의 관계자는 걸그룹 팬덤의 특성에 주목,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10~20대 남성팬이 많은 걸그룹이라면 인기를 고려해 탈퇴를 고려하는 것이 맞겠지만, 일반적으로 걸그룹의 주된 팬층은 20~30대 남성이다. 이들은 보이그룹 팬덤에 비해 충성도가 낮아 멤버 자체보다는 노래와 퍼포먼스에 끌린다. 그래서 결혼을 하더라도 같은 수준의 무대만 보여줄 수 있다면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연애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새롭게 가정을 이뤘다고 활동 자체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우리팀 멤버가 결혼하겠다고 하면? "일단 말리고 본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키워온 걸그룹 멤버가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어떠할까?

민감한 질문에 모두 "개인의 행복이 달린 문제이기에…"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결국 반수가 넘는 6명의 관계자가 "일단 말린다"고 답했다.

한 그룹을 키우기 위해 소요된 시간과 비용, 노력은 차치하고라도 "해당 멤버의 비전과 다른 멤버들을 위해 우선은 말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결혼은 개인의 행복이니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 친구의 상황과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돌이기 때문에 결혼 이후엔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 친구가 가수로서의 포부와 열정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말리고 싶다. 또 솔로 가수라면 모를까, 어릴 때부터 공통의 목적을 갖고 함께 고생해 온 다른 멤버들이 있기에 팀에 타격을 주면 안 되므로 우선은 말릴 것 같다"고 밝혔다.

나머지 4명의 관계자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이들은 "결혼 후 대중의 반응에는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변화가 당사자에게 꽤 가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심적으로 '강해져야 한다'는 충고는 해줄 것 같다. 하지만 결혼이란 중요한 사안을 쉽게 정했을 리도 없고, 본인이 고민을 거듭해 내린 결정이라면 존중한다. 또 결혼 적령기의 멤버들에게 '결혼을 하지 마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계약서에 결혼 금지 조항 넣어야 할까? 그렇다면 언제 결혼해야 할까?

현재 소속사들은 표준계약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계약서에 결혼 관련 조항을 명시하진 않고 있다. 전속 계약을 체결할 때 짧게는 5년, 보통은 7년 이상을 잡는데 그동안 결혼을 금지한다면 개인적인 사생활을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데뷔 초 멤버들의 비전과 인생 목표 등에 대해 확실하게 소통하고, 신변상의 큰 변화에 대해서는 사전에 논의하도록 한다.

하지만 연애 문제까지가 협의할 수 있는 한계점이다. 즉, 걸그룹 멤버가 돌연 결혼을 선언하더라도 소속사에서는 구속할 수 있는 명분도 힘도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계약서에 결혼 금지 조항이라도 넣어야 팀 분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관계자들은 "계약서에 결혼 관련 조항은 없지만 스캔들과 관련된 부분은 명시돼 있다. 그래서 개인 생활의 중요한 변화는 회사에 알리도록 돼 있다. 또 힘들게 온 자리고,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가 뭐라고 하기 전에 멤버들 스스로 잘한다. 결혼은 아주 중대한 사안이다. 결혼을 원한다면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보다 서로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돌 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영적인 부분의 기대 매출과 성장성을 생각한다면, 또 멤버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일정 나이 전까지의 결혼 금지 조항은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럼 '일정 나이', '결혼할 수 있는 나이'는 언제쯤일까?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데뷔했다고 가정할 때 7~10년 차, 20대 후반~30대 초반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는게 중론이다.

걸그룹의 수명은 유한하다. 그래서 가수로서 자리를 어느 정도 잡은 뒤에는 예능이나 연기 쪽으로 눈을 돌린다. 이런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제 길을 찾았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들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정도면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고 데뷔 7~10년 차가 되면 팀도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연예계나 자신의 생활에 안정을 찾을 시기라 생각되므로 이 시기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