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이 끝내 새로운 둥지를 찾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박재홍이 팀을 찾지 못한 것이 선수협 회장이라는 간판 때문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선수협 회장으로서 강한 인상을 보인 박재홍을 구단이 꺼려했다는 것. 만약 선수생활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면 선수협 회장을 물러나고 새로운 팀을 알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새 팀을 찾지 못해도 선수협 회장에서 물러나야하기 때문에 어차피 선수협 회장을 계속 할 수 없는 것은 같은 일.
그러나 박재홍은 선수협 회장직을 내놓지 않고 떳떳하게 은퇴를 선택했다.
박재홍은 "선수협 회장 내려놓고 팀 알아보라 조언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비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또 "선수협 내려놓고 알아봤는데 안나오면 더 창피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재홍은 오는 3월 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수들을 이끌어야할 새 회장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보통 고참 선수면 한 팀의 50∼60명의 선수 마음만 헤아리면 됐다. 그러나 선수협 회장이 되고 나서는 프로야구 선수 전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박재홍은 "어느 팀에 얽매여서 팀의 이득을 따지지 말고 프로 선수 모드에게 명분과 실리를 찾을 수 있는 회장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박재홍은 선수 등록 마감일인 오는 31일이 지나면 2013년 등록 선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자동으로 선수협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선수협은 선수들이 전지훈련에서 돌아오는 3월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