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였던 조정훈(28)은 포크볼을 참 잘 던졌다. 2005년 롯데로 프로 입단했던 그는 2009년 14승(9패)으로 삼성 윤성환 등과 함께 공동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8년 5승에 머물렀던 그가 갑자기 한해 만에 3배 가까운 성적을 내자 모두 깜짝 놀랐다. 하지만 한해 반짝했다. 2010년 11경기에 등판, 5승(3패)에 머물렀다. 시즌 중간 통증을 참지 못했고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후 조정훈은 야구판을 떠나 있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했다. 2011년에는 어깨에도 칼을 댔다. 그가 지난 2일 소집해제됐다. 그리고 11일 정민태 투수 코치를 따라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롯데팬들은 조정훈을 일약 다승왕으로 이끌었던 포크볼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조정훈의 포크볼은 마치 마구 같았다. 포크볼을 많이 던지면 몸에 무리가 간다는 걸 알았겠지만 타자들이 자꾸 헛스윙을 하니 그 재미를 떨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포크볼은 공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뿌리는 구질이다. 다른 구질 보다 팔꿈치와 어깨에 더 많은 힘을 주어야 한다. 포크볼을 많이 구사하면 팔꿈치와 어깨를 다칠 위험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또 일부에선 포크볼이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조정훈의 등판 시기는 김시진 롯데 감독이 결정하게 돼 있다. 김 감독은 조정훈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정훈은 후반기용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조정훈의 지금 몸상태는 70% 정도다. 팔꿈치와 어깨를 수술했기 때문에 재활치료 기간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앞으로 할일이 더 많은 선수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한 시즌 20승 이상을 두 차례나 했던 명 투수 출신이다. 또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이미 들었다. 따라서 그 누구보다 후배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몸이 덜 만들어진 선수를 조급하게 마운드에 올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롯데 마운드는 조정훈이 서두르지 않아도 두텁다. 이미 1~3선발을 맡을 선수는 윤곽이 잡혔다. 유먼, 리치몬드, 송승준 이 3명이 1~3선발 경쟁을 한다. 4~5선발은 정해지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하다. 고원준 진명호 이용훈 김승회 등이 후보군에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