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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김태호 PD "음원수익 환원 고민…박명수 창작의지 꺾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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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공개 전날까지도 무료와 유료 사이에서 고민했다."

MBC '무한도전'의 음원 논란과 관련해 프로그램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오랜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김 PD는 "제작진의 입장은 있지만 회사 차원의 대응이 맞는 것 같아 말을 아껴왔다"면서 "음원 유료 배포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털어놓았다.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을 통해 공개된 음원들은 지난 5일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박명수가 정형돈을 위해 작곡한 '강북멋쟁이'는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소녀시대의 신곡을 누르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음원 열풍이 한동안 지속되면서 가요계와 방송사의 해묵은 갈등도 터져나왔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지난 16일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방송사가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김태호 PD는 21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음원 발표 전날 밤까지도 무료로 할 것인지 유료로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했다"면서 "음악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어떤 분도 음원이 무료로 유통되는 걸 바라지 않더라"고 말했다.

김 PD는 "'무한도전'에서 만든 음악이 기획 음반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콘텐츠이지 않나"라며 "그걸 무료로 나눠주게 되면 나중에 다른 프로그램이나 제작사에서 기획성 음반을 발표했을 때 무료로 배포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해 유료 배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한도전'의 음원 수익은 당초 알려진 대로 전액 사회에 환원될 예정이다. 박명수가 오랫동안 꿈꾸고 준비해온 창작의 결과물인 만큼,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쓰임새를 고민하고 있다. 김 PD는 "음원 수익은 늦은 꿈에 도전하고 싶지만 기회가 없거나 시스템 밖에 소외돼 있는 음악인을 위해 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더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가요' 특집을 통해 작곡에 도전했지만 뜻하지 않은 음원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겪고 있는 박명수의 소식도 전했다. 방송에는 박명수가 단기간에 곡을 만들어내는 과정만 담겼지만 사실 음악 공부를 시작한지는 1년이 넘었다는 설명. 김 PD는 "박명수가 컴퓨터 미디 음악은 개인 레슨도 받았다"며 "이번 논란으로 박명수의 창작 의욕은 꺾인 상태"라며 웃었다.

김 PD는"'무한도전'이 지난해 반년을 쉬고 다시 시작해 이제야 조금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며 "'무한도전'은 많은 도전을 통해 팬들에게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더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