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농구의 대세남은 SK 포인트가드 김선형(25)이다. SK는 줄곧 단독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는 SK의 주전 포인트가드다. 김선형의 손끝에서 공격이 출발한다. SK의 시즌 전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였다. 그후 SK가 돌풍을 일으켰다. 목표도 자동 수정됐다. 포스트시즌 4강 직행에서 이제는 정규리그 우승이다. 그 중심에 김선형이 있다. 또 그는 최근 발표된 올스타전(26~27일) 팬투표에서 모비스 양동근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다 득표를 받았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 곱상한 외모로 주목받았던 루키였다. 두 시즌 만에 외모만이 아닌 실력으로도 국내농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성장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난생 처음 포인트가드를 맡았다. 그는 지난 시즌 슈팅가드였다. 득점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코트의 사령관으로 역할이 달라졌다. 그는 "아직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플레이가 안 나오고 있다. 여전히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고 말한다. 김선형은 스스로에게 "난 내가 생각했던 100점에 아직 75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직접 비교 대상은 국내리그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들이다. 양동근 전태풍(오리온스) 김태술(KGC) 등이다. 김선형 보다 선배들이다. 그는 "롤 모델로 삼았던 형들이랑 뛰면서 내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느낀다. 여전히 경기 조율이 매끄럽지 않다"면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19일까지) 경기당 평균 12.1득점, 4.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평균 14.9득점, 3.5어시스트)에 비하면 득점은 줄었고, 어시스트는 늘었다. 3점슛은 평균 1.1개에서 0.8개로 줄었다. 그는 역할이 바뀌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무리한 공격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공격 욕심이 줄어든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하지만 김선형은 애런 헤인즈와 함께 SK의 해결사다. 팽팽한 경기 중반, 그의 전광석화 같은 속공은 분위기를 일순간 SK쪽으로 기울게 만든다. 빠른 발로 치고 들어가 고무공 처럼 튀어올라 내리꽂는 원핸드 덩크슛은 일품이다.
그는 이번 시즌 상복이 터졌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KBL 이달의 선수상을 연속으로 수상했다. 상금으로 400만원을 받았다. 2회 연속 수상은 1999~2000시즌 서장훈(당시 SK), 2011~2012시즌 오세근(KGC)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이런 김선형이 '스포츠조선 제정 2012~2013 스포츠토토 한국농구대상' 12월 월간 MVP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제가 잘 했다기 보다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상을 자주 받고 있다"면서 "요즘 친구나 후배들에게 자주 치킨을 쏘고 있는데 팀 형들에게는 대접을 못 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몰아서 제대로 한 번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