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한화 김태균, 주장과 개인성적? 상관없다

by

한화는 현재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응용 감독이 직접 나서 선수들의 정신 개조를 주문하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때부터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가차없이 전력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오는 20일 시작되는 오키나와 전훈 캠프 명단에 몇몇 주전 선수들을 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혁 작업중 또 하나는 선수단의 리더를 뽑는 일.

한화는 김태균을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했다. 선수단의 의견을 모아 김 감독에게 전달했고, 김 감독도 흔쾌히 승락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김태균은 팀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김태균의 주장 선임에 대해 김 감독은 걱정스러운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주장을 하더라도 야구는 잘해야 한다. 주장을 하면 성적을 못낸다고 하든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할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태균은 지난해 일본에서 돌아와 8월까지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30년만의 4할 타자 탄생을 기대케 했으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져 결국 3할6푼3의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주장을 하면 타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한 뒤 "그래도 욕심을 좀더 내면 홈런과 타점이 늘어야 한다. 중심타자니까 타점을 좀더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김태균은 16홈런에 80타점을 기록했다. 사실 4번타자로서는 타율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수치. 김태균은 2004~2005년, 두 시즌 연속 100타점 이상을 올린 적이 있는데, 김 감독으로서는 20홈런과 90타점 이상을 기록해야 체면이 선다는 이야기다.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된 김태균은 "주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 각자가 최고가 돼야 하니 내가 '이래라 저래라'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다"며 "이제는 우리가 야구를 잘 해야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부터라도 모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균은 "12월에 열흘 정도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사이판에서 훈련을 했는데, 효과가 무척 컸다. 시즌 끝나고 너무 늘어지는 바람에 몸을 빨리 만들고 싶은 생각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랙식(WBC) 때문만은 아니다"며 주장이자 중심타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4번타자로서 홈런과 타점을 더 늘리고, 주장으로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스스로에 대한 책찍질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태균은 "나도 경쟁을 해야 한다. 최진행과 경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웃은 뒤 "그래야 서로 발전이 있는 것이다. 작년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작년 시즌 끝나고 허전하고 허탈하고 그랬는데 가을 캠프부터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4번타자와 주장, 흔히 '두마리 토끼'라고 하는데, 올시즌 김태균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