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선(26세)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상쾌한 음악을 들으며 버스에 탄다. 피곤함을 씻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볼륨은 최대로 높인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한 시간 가량 음악을 듣고 이어폰을 빼면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윙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더니 소음성 난청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스마트폰, MP3 등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의 보편화로 10대와 20대에서 난청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난청은 흔히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제 10대, 20대와 같은 젊은 층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 된 것. 이와 같은 결과로 최근 환경부는 휴대용 음향기기의 최대 음량을 100dB 이하로 제한하는 최대 음량 권고 기준을 마련했다.
대화를 할 때 잘 들리지 않아 되묻게 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TV를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평소보다 잘 안 들린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청력은 한번 떨어지면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고 증상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젊은 층 사이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10대 소음성 난청인구 증가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귀가 나빠지는 노인성 난청과 지속적인 소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귀가 나빠지는 소음성 난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빠지는 노인성 난청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보청기는 주로 60대 이상의 노인층에서 구매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찾는 난청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수는 2006년 306명에 비해 2010년 394명으로 2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이 젊은 층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소음이 심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 것이 청력이 나빠지게 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거나 이명 증상이 나타날 때 난청 의심해봐야
귀의 노화는 20대 후반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나이가 들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결국 전혀 들리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친구들과의 대화 중 되묻는 횟수가 많아지거나, 평소보다 잘 들리지 않는다면 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또한,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윙하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 나타난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귀가 나빠지는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코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시작될 때 보청기 착용을 하지 않는다면 달팽이관내의 모세포의 노화가 계속 진행되어 나중에는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 난청 예방 위해 이어폰 보다는 헤드셋 착용을,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만 사용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이면 이어폰 보다는 헤드셋 착용을 권장하며, 귓구멍에 삽입하는 형태의 커널형 이어폰 착용은 귀 건강에 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악을 들을 때는 적절한 음량으로 조절해 들으며 귀에도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 이어폰의 음량은 일반적으로 최대 120dB까지 높일 수 있는데 이는 제트엔진이나 전동드릴 소음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자신만의 적절한 기준치의 음량을 정해 적당히 조절하며 듣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보건 기구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서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법칙을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다. 평생 듣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려면 적절한 휴식시간을 가지며 음악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딜라이트 보청기 김정현 대표는 "난청은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들어 자신감을 저하시키고 심한 경우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최근 젊은 층에서도 난청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청력은 한번 잃고 나면 되돌리기 힘든만큼 귀가 건강할 때 청력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