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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식품업계, 어린이 입맛 잡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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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관련 제품들이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의 출산률을 보이고 있는 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데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원재료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체들이, 어린이 전용 제품을 내세워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대상 청정원은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가 심한 아이들을 겨냥한 '맛선생 오색자연' 조미료를 내놓고, 소비자 시선잡기에 성공했다. 흑마늘, 브로콜리, 단호박, 양파, 표고버섯 등 다섯 가지 야채가 생물기준으로 40%나 들어가 있다. 알레르기 유발원료는 전혀 첨가되지 않으면서도, 칼슘과 두뇌에 좋은 DHA가 첨가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패키지에 어린이 일러스트가 디자인돼 있어 어린이를 겨냥한 제품임을 부각했다. 이러한 점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 지난해 하반기에만 2억3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1년 동기간 매출보다 27.5%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어린이용으로 선보인 캔햄 '우리팜 아이사랑'도 인기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화학적합성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은데다, 100% 무항생제 국산 돼지고기와 천일염을 원료로 사용해 일반 캔햄보다 가격이 20% 정도 더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3월 어린이를 겨냥해 선보인 '카레여왕 스위트카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공적인 감미료가 아닌 바나나와 코코넛을 재료로 넣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맛을 냈다.

대상 청정원의 박세영 맛선생 담당 CM은 "아이를 공략해 선보인 제품이 대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며 "출시 전 반응을 엿보기 위해 진행하던 소비자 시식회에도 어린이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등 어린이 입맛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FNF에서 선보이고 있는 '종가집 어린이김치'도 어린이 전용 김치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제품은 2008년 어린이들을 위해 출시됐지만, 아이와 함께 먹는 가정이 늘면서 매년 두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5%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어린이에 맞춰 매운맛과 짠 맛을 줄이고 체질 개선에 좋은 클로렐라와 정장 작용을 돕는 올리고당, 유산균 등 기능성 원료를 첨가한 것이 성인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어린이용으로 나온 물과 건강기능식품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호주 알카라이프(ALKALIFE)의 '오지(Aussi) 베이비워터'는 면역체계가 불완전하고 소화 기능이 약한 아이들을 겨냥한 어린이용 프리미엄 생수를 새로 선보였다. 물 분자가 작아 흡수가 잘 되고 성장 발육에 좋은 천연 알칼리수라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우유나 주스 등도 어린이 전용 제품 출시가 잇따르며, 음료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어린이 건강식품의 경우 아이들이 먹기 편하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대상웰라이프는 알약 형태의 클로렐라를 짜먹는 형태로 만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알약을 삼키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만든 짜먹는 형태의 클로렐라가 예상외의 좋은 반응을 얻어 홍삼도 짜먹는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그 결과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세노비스도 대체로 크기가 오메가-3를 씹어먹을 수 있는 캡슐형태로 만들었다. 오렌지맛 천연 젤라틴으로만들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