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가 '완판녀'에 등극했다. 이쯤되면 티켓 구하기 전쟁 수준이다.
김연아(23·고려대)가 참가하는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2013'(1월 4~6일) 티켓 추가판매분도 채 10분도 되지 않아 동이 났다. 여왕의 티켓파워는 이미 입증됐다. 지난달 27일 쇼트 프로그램(5일), 프리 스케이팅(6일) 입장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됐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티켓 구매창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두번에 걸쳐 4600석을 매진시키는데 10분이면 충분했다.
당초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추가 판매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안전 때문이었다. 서울 목동아이스링크는 낙후된 시설로 많은 팬들을 한꺼번에 수용할시 안전상 문제가 우려됐다. 그러나 팬들의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과 대행사인 올댓스포츠로 좌석수를 늘리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결국 시야가 가린다는 이유로 팔지 않았던 1층 좌석과 2층 첫 줄 등 1200석을 관람객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김연아가 국내팬 앞에 섰던 마지막대회인 지난 2008년 12월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추가판매의 선례가 있었다. 경기가 열린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링크는 원래 2500석이었다. "너무 적다"는 팬들의 판발에 빙상연맹은 2억원을 들여 임시 좌석 1000개를 설치한 바 있다.
추가판매까지 이어졌지만,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더 많다. 팬 사이트와 포탈사이트 장터 게시판을 중심으로 표를 구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는 인기 현장에 빠지지 않는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A석 1만 9800원, B석 1만 5400원의 몇배나 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온라인상에서만 활동 중이지만, 공연 당일날 목동아이스링크에 암표상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뜨거운 열기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김연아가 이달 초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에서 건재를 알렸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72.27점과 프리프로그램129.34점을 더해 합계 201.61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처음으로 200점을 넘긴 선수로 기록됐다. 김연아의 성공적 복귀에 다시 한번 피겨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갈라쇼가 아닌 정식 대회다. 김연아의 경기용 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쇼트프로그램)'과 '레미제라블(프리스케이팅)'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김해진(과천중) 박소연(강일중· 이상 16) 등 '포스트 김연아'도 볼 수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내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