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도 예전 같지 않나?
국내 최정상의 걸그룹 소녀시대의 컴백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주가가 오히려 떨어져 투자자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SM의 주가는 2일 전 거래일 대비 1150원(2.52%) 떨어진 4만4400원으로 마감됐다.
SM의 대표가수라 할 수 있는 소녀시대의 새 앨범이 공개된 이후 첫 거래일부터 주가가 빠지자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투자자들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더욱이 경쟁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46% 오른 6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M 주식 관련 게시판에는 '소녀시대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는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가 기존에 소녀시대가 들려줬던 노래와는 다른 힙합 느낌에서 오는 낯설음이 주요 이유다. 여기에 최근 걸그룹들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며 소녀시대 역시 이런 흐름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도 가세하고 있다.
주가만 우울한게 아니었다. 시청률 역시 소녀시대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낮았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AGB닐슨에 따르면 지난 1일 MBC를 통해 방송된 '신년특집 소녀시대의 로맨틱 판타지'의 전국 시청률은 3.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년2개월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소녀시대의 컴백쇼였음을 감안하면 분명 기대 이하의 시청률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승승장구'는 11.4%, SBS '탱큐'는 7.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해 소녀시대의 부진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시청률과는 별개로 소녀시대는 이날 방송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그동안 발표했던 히트곡들을 환상적인 안무와 함께 들려준데 이어 멤버들이 갖고 있는 사랑, 결혼, 이상형에 대한 속내까지 속시원하게 털어놨다. 특히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만 공개됐던 4집 타이틀곡인 '아이 갓 어 보이'의 첫 무대를 보여줘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가, 시청률이 안좋은것과 별개로 '아이 갓 어 보이'는 각종 음악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5시 노래가 공개된 것과 동시에 멜론, 벅스, 몽키3 등 각종 음악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는 물론 일간 차트 1위를 싹쓸이했다. 또 '댄싱 퀸(Dacing Queen)', '베이비 메이비(Baby Maybe)', '익스프레스 999(Express 999)' 등 4집 수록곡들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게다가 지난 1일 오후 5시 공개된 '아이 갓 어 보이'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하루도 안 된 2일 현재(오후 1시 기준), 유튜브 에스엠타운 채널 및 네이버 TV캐스트의 총 조회수가 무려 500만 건을 육박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새로운 장르의 도전에 대한 우려 속에 컴백한 소녀시대가 과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옛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SM 투자자, 음악 관계자 그리고 전세계 K-POP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