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강등의 멍에를 쓴 광주FC에 불어닥친 겨울 한파가 매섭다.
유럽 빅리그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강등팀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초가삼간까지 태울 기세다. 베테랑 골키퍼 박호진(강원)을 비롯해 김동섭(성남) 박기동(제주) 노행석(대구)이 팀을 떠났다. 이승기와 주앙파울로 역시 조만간 이적을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린 선수들과의 재계약도 불투명 하다. 베스트11의 절반 가량이 빠져 나가는 상황에서 올 시즌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범규 광주 감독은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더 막막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새로운 선수 보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시도민구단과 마찬가지로 광주의 주머니 사정은 열악하다. K-리그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도 새 식구를 맞아들이기 여의치 않은 조건이다. 여 감독은 "2부로 떨어진 상황이다보니 (선수 영입이) 쉽지가 않다"고 털어놓았다.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생각은 없다. 승격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한 출발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루마니아에서 활약했던 김길식 코치와 박종문 골키퍼 코치를 영입하면서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무리 했다. 6일부터는 일본 시즈오카현으로 넘어가 전지훈련을 통해 새 시즌 담금질을 할 계획이다. 여 감독은 2011년 창단 때부터 수석코치를 지내면서 구단 사정에 정통하다. 선수 파악에 큰 어려움이 없다. 시즈오카에서 전력을 극대화해 2부리그에 대비하겠다는 각오다. 여 감독은 "지난 2년 간 경험 부족 및 수비 실수로 어려운 경기를 해왔다"면서 "창단 3년차가 된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선수들의 기량도 기존 선수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수준이 아닌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수비에 중점을 둔 경기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수비라인은 어느 정도 구상이 있는 만큼, 공격수들을 영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