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들이 민감해하는 부분을 최대한 조정했다."
2013년 새해를 맞으며 프로야구판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얘기가 있다. 지난해 12월 초, 논란이 된 2013 시즌 프로야구 경기일정 문제다. 올시즌부터 신생구단 NC가 1군 무대에 합류하며, 홀수 구단(9개) 체제가 되며 예견됐던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일부 구단들이 "우리 팀에게만 너무 불리한 일정"이라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롯데의 경우 "3연전 휴식을 취한 팀과 너무 많이 상대한다"는 불만을 터뜨렸고 두산의 경우 "3연전 후 휴식을 취할 팀과 너무 많이 붙어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휴식을 취한 팀이 유리한 이유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휴식을 취할 팀은 있는 전력을 모두 짜내 승부를 보려 하기 때문에 상대팀으로서는 불리하다는 것이 두산 측의 주장이다. 9개 구단 단장들은 일부 팀들이 불리한 일정표를 받아들었다는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정 조정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후 발표되는 최종 일정에 대해서는 이의를 달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렇게 1달 여의 시간이 흘렀다. 최근 프로야구는 10구단 창단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 경기일정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KBO가 2013 시즌 최종 경기일정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일 내 발표할 전망이다.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려 각 구단들이 제기한 불만사항을 최대한 조정하는데 공을 들였다는게 요지다.
KBO의 한 관계자는 "최종 경기일정이 완성 직전에 있다. 발표 전, 최종 점검을 하고있다"며 "롯데, 두산 등 구단들이 제기한 휴식일과 연결되는 팀들과의 대결 횟수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수정했다. 9개 구단이 완벽하게 공평한 일정을 받아들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 경기일정 발표 때 생겼던 불만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휴식일에 초점을 맞춰 경기일정을 수정하다보니 다른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KBO도 희생을 감수한 부분이 있다. 기존 경기일정 발표 때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흥행부분. KBO가 흥행을 위해 롯데, KIA 등 인기구단들의 잠실경기를 주말에 집중배치 하다보니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KBO 관계자는 "흥행도 리그 운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흥행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각 팀들이 공평한 일정표를 받아들 수 있도록 흥행 부분을 일부 포기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짜인 일정이 기존에 불만이 있던 롯데, 두산을 100%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고, 새롭게 불만을 제기하는 구단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수정이 불가하다. KBO가 심혈을 기울여 일정 조정을 했다니 믿고 시즌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