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이 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 보유, 탄탄한 조직력, 우승 DNA 등이 필요하다.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삼성화재는 자타공인 한국 프로배구의 최강팀이다. 5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독주를 막을 팀이 보이지 않는다. 삼성화재가 마지막으로 연패를 당한 것은 1년여 전이다. 2011년 1월 8일 KEPCO전(0대3 패)과 1월 10일 LIG손해보험전(1대3 패)에서 잇따라 패했다. 이후 2011~2012시즌에는 연패가 사라졌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각각 한 번씩 졌을 뿐이다.
사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25일 대한항공과의 크리스마스 빅뱅이 부담스러웠다. 22일 러시앤캐시에 0대3으로 완패한 뒤 치르는 경기였다. 자칫 깊은 슬럼프에 빠질 수 있었다. 향후 일정도 부담스러웠다. 29일 LIG손해보험을 만난 뒤 내년 1월 1일 현대캐피탈과 충돌해야 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다. 연패는 없었다.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대1(25-21, 25-22, 23-25, 25-10)로 꺾었다. 삼성화재는 11승2패(승점 32)를 기록, 가장 먼저 승점 30점 고지를 점령했다. 단독선두를 질주한 삼성화재는 2위 현대캐피탈(9승4패·승점 26)과의 승점차를 6점차로 벌렸다.
경기가 끝난 뒤 신 감독은 삼성화재가 연패가 없는 이유를 밝혔다. 강한 훈련으로 다져진 정신력을 꼽았다. 신 감독은 "우리는 그 어느 팀보다 훈련을 많이 한다. 나는 팀워크와 정신력이 갖춰지지 않은 선수들을 많이 질책한다. 헌신을 강조한다. 흐트러졌을 때 다시 팀을 추스리는 것은 다른 팀에 지고 싶지 않아서다"라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 5시즌 동안 우승을 하면서 드래프트 순위가 최하위로 밀렸다. 즉시 전력감을 선발하기 힘들었다. 기량이 부족하면 정신력이라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 감독의 지론이다. 신 감독은 "힘든 훈련이 있어야 팀워크가 생기는 것이다. 편한 상황에선 절대 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간 뒤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을 훈련시킨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패한 뒤 분위기를 다잡는 것은 고참 선수들의 몫이다. 석진욱 여오현 고희진 등이 먼저 나서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애쓴다. 신 감독은 "고참들이 긴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준다. 속된 말로 후배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여자부에선 흥국생명이 시즌 3승째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파했다. 외국인선수 휘트니는 29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10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5일)
삼성화재(11승2패) 3-1 대한항공(7승6패)
흥국생명(3승10패) 3-0 KGC인삼공사(1승1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