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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WBC 4강 전략-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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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WBC 대표팀은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 그동안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왼손 주축 투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져나가면서 3회 연속 4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서재응과 장원준 차우찬 이용찬 등 한국의 내로라는 투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확실한 에이스들이 빠진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한국이 어떻게 하면 3회 연속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WBC 경기 방식을 잘 이용해야한다.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WBC 경기 방식 어떻길래.

한국은 3월 2일부터 5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1라운드 B조에서 2위 내에 들어야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2라운드에선 A조에서 올라온 2팀과 함께 4팀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챔피언십라운드에 진출할 2팀을 고르게 된다. 현재 A조(일본, 쿠바, 브라질, 중국)와 B조(한국, 대만, 호주, 네덜란드)의 구성을 보면 A조에선 일본과 쿠바, B조에선 한국과 대만이 2라운드에 오를 확률이 높다.

A조 1위와 B조 2위, A조 2위와 B조 1위가 맞붙어 승자팀과 패전팀을 나누고 패전팀은 패자부활전을 하게 된다. 승자끼리의 대결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곧바로 1,2위 진출전에 올라 챔피언십라운드에 오른다. 패한팀은 패자전을 통해 한번 더 기회를 얻는다. 패자전서 승리를 하면 승자전서 패한 팀과 패자부활전을 하게 되고 여기서 승리를 하면 1,2위전에 올라 챔피언십라운드 진출을 확정하게 된다.

▶1라운드 - 대만은 잊어라.

한국은 네덜란드, 호주와 먼저 경기를 갖고 마지막날인 5일 대만과 붙는다. 사실상 1,2위를 결정하는 경기다. 2라운드에서 1위팀이 A조 2위와 붙고, 2위팀은 A조 1위와 경기를 펼친다.A조에서 쿠바, 일본이 2차라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어느 팀이 더 상대하기 쉽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A조 순위는 6일 일본-쿠바전이 끝나야 결정된다. 대만을 이겨야한다는 자존심만 빼면 굳이 이길 이유가 없다. 따라서 네덜란드, 호주전서 승리를 해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은 뒤 대만전은 컨디션 조절차 경기를 치르면서 2차라운드에 대비하는 것이 낫다.

1라운드가 중요한 것은 2라운드를 위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WBC 양상문 코치는 "어느 투수가 어떤 경기에 나갈지 모른다. 전지훈련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 가장 좋은 투수가 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2라운드 - 2경기에 올인

한국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2라운드 첫경기 A조와의 경기서 이기고 승자전서도 이기는 것이다. 즉 1차전과 승자전을 모두 이길 수 있는 마운드 구성이 필요하다. 모든 역량을 1차전에 쏟으면서도 승자전에서 믿을 수 있는 선발을 남겨놔야 한다. 1차전서 지게 되면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 패자전을 치러 이겨야하고 승자전서 패한 팀과 다시한번 붙어서 이겨야 챔피언십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챔피언십라운드 진출이 목적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치를 순위 결정전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가 어떤 전략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맞대결할 팀에 따라 투수를 내정할지 상대에 상관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전력상으로보면 한국은 쿠바, 일본과 한차례씩 붙을 가능성이 높다. 순서만 달라질 뿐이다.

일본이 좌타자가 많아 왼손투수를 낼 생각을 한다면 일본전에 맞춤 선발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원삼이나 장원준 차우찬 등이 선발 혹은 불펜 후보로 일본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일본전엔 김광현 봉중근 등 항상 왼손 투수를 선발로 냈고 성과를 거뒀다. 예전과 같이 왼손투수로 일본전을 준비한다면 쿠바전은 윤석민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팀에 따라 선발 투수를 정하면 투수들이 확실하게 한 팀만 분석하고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기할 날짜를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정한다면 투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라운드 1차전과 2차전(승자전 혹은 패자전) 선발을 미리 정해놓으면 1라운드에서도 등판 간격을 맞춰 마운드에 오를 수 있고, 이전 전지훈련 때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할 수 있다. 일본은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를 이미 1라운드 1차전 선발로 내정하고 이전 연습경기 등판 일정까지 짜놓았다.

가장 좋은 것은 매 경기를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다고 판단될 때는 철저히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2라운드 1,2차전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선다면 3회 연속 4강은 충분히 해볼만 하다. 마운드가 이전보다 약하다고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 바로 선발과 불펜진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용찬은 2009년 마무리로 26세이브를 거둬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서재응이나 차우찬도 불펜 경험이 있다. 선발전문인 장원준도 지난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중간계투로 나서 호투를 한 적이 있고 올해 경찰청에선 선발-중간-마무리 등 모든 보직을 소화했었다. 즉 가장 중요한 2라운드 1,2차전에 준비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인해전술로 일본과 쿠바의 타선을 막는다면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의 타선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제3회 WBC 한국 일정

▶1라운드(장소:대만 타이중)

3월 2일 오후 8시30분 네덜란드

3월 4일 오후 7시30분 호주

3월 5일 오후 8시30분 대만



▶2라운드(장소:일본 도쿄돔)

3월 8일 낮 12시 A조 2위 vs B조 1위

3월 8일 오후 7시 A조 1위 vs B조 2위

3월 9일 오후 7시 패자전

3월 10일 오후 7시 승자전

3월 11일 패자부활전(패자전 승자 vs 승자전 패자)

3월 12일 승자전 승자 vs 패자부활전 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