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윤성효 부산 신임 감독(50)이 안익수 전 감독의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
변화는 코칭스태프와 선수간의 원활한 소통부터 시작한다. 안 전 감독은 관리형 감독이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었다. 소통이 단절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수들이 감독에게 다가가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기 부담스런 면이 없지 않았다.
반면 윤 감독의 리더십 유형은 자율형에 속한다.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윤 감독은 20일 선수단 상견례에서도 "감독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적극적인 소통을 예고했다. 윤 감독은 "나와 안 감독의 지도 스타일이 다르다. 전술도 바뀐다. 이해가 느리고, 궁금한 것이 있는 선수들은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선수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윤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택했다. 윤 감독은 "속은 그렇지 않은데 강하게 보이는 내 첫 인상때문에 선수들이 무서워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다가가 선수들이 거리낌없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변화를 주는 것은 팀 스타일이다. 안 감독은 '질식수비'를 만들어낼 정도로 수비의 안정을 먼저 추구했다. 반면 윤 감독이 팬심을 사로잡을 전략은 '공격축구'다. 윤 감독은 "현대축구에선 미드필드에서 밀리면 안된다. 박종우 이종원 등 좋은 기량을 갖춘 자원들이 많다. 중원의 패스 플레이를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명 두 감독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공통 분모도 존재한다. 젊은 피들의 적극적인 기용이다. 공교롭게도 부산에는 윤 감독이 과거 눈독을 들였던 선수들이 많다. 윤 감독은 2004~2010년 숭실대 감독 시절 김해에서 겨울 전지훈련을 치를 때마다 부산 유소년 출신인 김지민과 이창근을 눈여겨보았다. '총알탄 사나이' 임상협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임상협은 서울 장훈고 시절 숭실대 진학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2006년 임상협이 졸업하기 1년 전 숭실대로 진학하기로 했던 선수 중 한 명이 전지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지는 바람에 이듬해 동생이 형 대신 숭실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입학 순위에서 밀린 임상협은 결국 일본 류츠케이자이 대학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했다.
윤 감독은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부상자 등 변수가 생기면 과감하게 기회를 주겠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