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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불가피한 광주 핵심 선수들, 적절한 몸값 책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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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시즌 광주FC의 출발은 2부 리그다.

올시즌 강등의 첫 희생양이 된 후폭풍이 몰아쳤다.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은 최만희 감독이 자진사퇴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도 피할 수 없었다. 대표이사와 단장, 이사진들도 물러났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선수단도 타격을 받는다. 개편이 필요해졌다. 팀 운영 자금이 1부 리그에 속한 시도민구단 수준(80~90억원·추정치)에서 60억원대로 떨어진다. 몸값이 오르게 될 이승기 박기동 김동섭 주앙파울로 복이 등 주요 선수들은 잡고 싶어도 잡을 수가 없다. 여범규 신임 감독도 시인했다. 여 감독은 "구단 사정상 지난시즌 주요멤버들은 이적시켜야 한다. 2부 리그로 떨어지면서 붙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열린 스토브시장에서 광주 핵심선수들의 몸값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승기의 시장가치는 2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시즌 K-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꾸준한 A대표팀 발탁도 몸값 상승요인 중 하나다. 조광래호와 최강희호에 선발되면서 몸값이 껑충 뛰었다. 이승기의 계약만료 시점은 2013년이다.

김동섭의 시장가치도 12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두 시즌 연속 7골을 터뜨렸다. 올해 초 올림픽대표로 뽑혀 몇 차례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기동과 주앙파울로 등도 1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박기동은 올시즌 5골-5도움을 기록했다. 주앙파울로는 두 시즌 연속 8골씩을 넣었다. 울산의 마라냥과 함께 최고의 후반 조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이들을 원하는 구단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승기만 2~3팀에서 관심을 보일 뿐 다른 선수들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구단에서 선수들의 몸값을 너무 높게 책정한 것 같다"고 했다.

내년 1부 리그에 배정된 강등 티켓은 2.5장이다. 올시즌보다 더 치열한 승강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때문에 팀마다 즉시전력감을 원하고 있다. 또 FC서울이 올시즌 대형선수 영입없이 우승을 차지한 터라 일부 기업구단에서도 좀처럼 돈주머니를 풀지 않고 있다. 이적 시장이 경직돼 있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자유 계약(FA) 선수와 이적 선수들 중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동섭 박기동 등 광주 핵심 선수들은 기량에 비해 몸값이 턱없이 높다고 한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도 "몸값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헐값에 선수들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적절한 몸값 책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을 잘 육성해 이적료로 이윤을 남기는 것은 시도민구단들의 생존 수단이다. 광주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이적료가 발생할 수 있는 시기다. 구단의 올바른 판단이 요구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