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유달리 관절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요즘처럼 매일 이어지는 영하의 날씨에는 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이 더 심해진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1년 '수진월별 수술현황' 자료에 따르면,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인공관절수술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월과 1월 수술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고관절치환술과 슬관절치환술 모두 같은 해 9월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 그 예다. 1월에는 고관절치환술이 1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슬관절치환술 수술건수 역시 매우 높았다.
웰튼병원 박성진 부원장은 "우리 몸의 관절은 기온, 습도 등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추워지는 겨울철 혈액순환 저하로 무릎 통증 환자들이 증가한다"며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통해 퇴행성 관절염의 악화를 막고 통증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와 무릎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왜 겨울철 무릎이 더 시릴까?
겨울만 되면 유달리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는 바로 추운 날씨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속 기압이 높아져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 등이 굳고 경직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이 뻐근해지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뼈와 뼈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으면서 관절 통증이 악화된다.
운동 부족도 원인이 된다. 추운 날씨 탓에 겨울철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서 주변 근육이 약해짐으로써 무릎 통증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관절염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통증이 지속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통증의 악화를 방지해야 일상 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다.
추운 날씨는 부상도 증가시킨다. 관절이 굳어진 상태에서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쉽게 무릎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부 충격이나 비틀림 등으로 쉽게 나타날 수 있는 부상 중 하나가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나 연골판 파열이다. 박성진 부원장은 "무릎 부상이 있게 되면 통증과 함께 무릎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보온 유지하고 실내 운동으로 관절 건강 챙겨야
1. 최대한 따뜻하게 하라
관절염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활한 혈액순환이 핵심이다. 따라서 무릎을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온찜질이나 반신욕, 사우나 등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외출할 때는 무릎 담요를 챙겨 보온에 신경 쓰도록 한다.
2. 하루 30분~1시간 실내 운동하라
아무리 좋은 운동도 새벽녘에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상 위험만 높아질 수 있다. 추운 날씨로 바깥 활동이 어려운 겨울철에는 수영이나 피트니스센터를 활용한 실내 운동을 추천한다. 러닝머신은 빠른 속도로 뛰기보다는 관절 주변 근육을 튼튼히 한다는 생각으로 빨리 걷는 게 효과적이다. 또한 실내 자전거 타기도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영은 대표적인 관절 강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수영은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운동 효과는 높일 수 있어 관절염 환자들에게 흔히 추천하는 운동 중 하나이다. 수영을 하지 못하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물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큰 운동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하다.
운동은 30분~1시간 가량 하는 것이 좋으며, 한꺼번에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한다.
3. 관절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환자들은 평소 스트레칭을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는 앉은 자세에서 무릎과 발목을 끝까지 들어올리는 동작이 있다. 관절과 근육을 늘리는 운동으로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고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려줘 무릎관절을 튼튼하게 한다.
또는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한쪽 다리만 들어준다. 바르게 앉아 왼쪽 다리를 들어올린 후 발가락이 위로 향하도록 쭉 뻗어 올린다. 이 상태를 5초간 지속한다. 같은 동작을 10번 정도 반복하고 오른쪽 다리도 마찬가지로 실시하면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좌식 생활은 피하라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되도록 좌식 생활보다는 입식 생활을 권한다.
한국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온돌 사용으로 인해 좌식 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오랜 좌식생활은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최대의 적이다. 무릎을 꿇고 앉거나 양쪽 다리를 교차해서 앉는 양반다리는 무릎 주변의 인대에 무리를 주고 연골을 닳게 해 'O자형' 다리를 만들고 관절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또한 집안일을 하면서 무릎 관절을 자주 사용하는 것도 관절염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5. 적절한 체중 유지도 중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체중 유지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고도비만자가 정상인에 비해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무릎의 체중 부담이 증가해 연골 손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진 부원장은 "무릎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 주는 것이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지름길"이라며 "평소 관절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