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산모들에게 '사랑의 가디건'을 제작해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훈훈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번 가디건은 '릴레이 기부'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는 지난 2006년부터 제왕절개수술 대신 자연분만을 장려한 성과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가 매년 1등급 기관으로 선정돼 왔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로부터 받은 장려금이 3000만원으로 쌓이자 산부인과 의료진들은 이 돈을 산모들을 위해 뜻 깊게 쓰기로 했다. 자연분만 자체가 산모의 숭고한 결정 없이 가능하지 않은 만큼, 산모를 위한 몫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는 지난 8월 제일모직에 산모용 가디건을 제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출산 후 온도 변화에 민감한 산모들의 체온을 지켜주는 한편, 산부인과 전체 의료진이 사랑으로 산모를 감싸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상서울병원의 이 같은 뜻이 전해지자 제일모직 또한 화답했다. 의뢰를 받은 제일모직측은 기존 제품과 별도로 산모를 위한 전용 가디건을 제작키로 결정했다.
특히 산모를 위해 가디건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접한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이 산모를 위해 내놓은 복지부 장려금과 동일한 금액인 3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 최고의 디자이너와 최상의 재료를 모아 원가 가격으로 가디건을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
석달여에 걸쳐 제작된 가디건은 산모들의 의견을 반영에 철저하게 맞춤형으로 총 515벌이 제작됐다. 와인색 바탕에 V넥의 주머니 없는 심플한 스타일로 디자인됐으며, 제일모직의 빈폴 브랜드를 달았다.
산모를 위하는 마음이 작은 아이디어가 돼 여러 사람의 관심과 정성을 거친 가디건은 이제 산모들의 든든한 겨울친구가 됐다. 가디건은 소진될 때까지 산모들에게 계속 지급된다.
가디건 제작에 관여한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는 "산모들에게 작은 기쁨을 드리기 위해 시작한 아이디어가 다른 분들의 협조로 더 큰 기쁨으로 되돌아와 감사한 마음 뿐"이라며 "앞으로도 저출산 시대 산모분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는 병원 특성상 고위험 산모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제왕절개 적정성 평가에서 6년 연속 1등급을 인정받았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