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들이 사회에 무엇인가를 하고 있구나 인식을 심어준 부분에 대해서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감회가 남다른 표정이었다. 16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2'이 열렸다. 2003년 시작한 홍명보자선경기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홍 감독은 "벌써 10년이 지났다. 10년 동안 이 행사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1회부터 올해까지 참석해준 선후배 동료의 힘이 가장 컸다. 작년부터 풋살로 바꿨는데 과거 추운 가운데 경기를 지켜봐주신 팬들과 고생한 관계자들의 힘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왔다. 지난 10년동안 자선경기를 성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자선경기는 재미와 별개로 추위로 유명세를 탔다. 자선경기 때마다 동장군이 시샘을 했다. 경기방식을 실내 풋살로 바꾼 것도 이때문이다. 홍 감독 역시 지난 10년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이를 꼽았다. 홍 감독은 "야외에서 했을때 정말 추운가운데서도 찾아온 팬들에게 고맙다.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좋은 기사를 써준 미디어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는 홍 감독이 이끄는 희망팀이 7대8로 패했다. 홍 감독은 벌칙으로 꽃거지 세리머니를 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더니 개그맨 정형돈의 진상 스핀까지 하는 깜짝쇼를 선보였다. 홍 감독은 "지난 미디어데이때 지는 감독에게 벌칙이 있어야 하지 않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질꺼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 전에 살짝 교육을 받았는데, 어떻게 비춰졌을지 모르겠다. 텔레비전에서 봤던 모습을 흉내냈다"며 웃었다.
2012년 홍 감독에게는 잊지 못할 한해다. 자선경기도 10주년을 맞았고,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땄다. 홍 감독은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한 해다.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쁘다. 처음부터 주장했던 '팀'이 마지막까지 '팀'으로 결실을 얻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의 노력과 축구팬들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자선경기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축구선수들이 사회에 무엇인가를 하고 있구나 인식을 심어준 부분에 대해서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사회환원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한다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축구가 국민들에 사랑받는 스포츠로 계속해서 자리할 수 있는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년에도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분이 축구에 많은 힘을 줄거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맺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