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SK전을 앞둔 삼성 김동광 감독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했다. 4연승을 달리고 있었지만 이정석이 뜻밖의 부상을 당하며 가드진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대는 화려한 공격에 수비까지 좋은 6연승의 SK였으니 주전 이정석의 부상이 아쉬울 수 밖에 김 감독은 "공백이 드러날 것"이라며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삼성의 수비를 SK의 화려한 공격진이 뚫지 못했고, 막판 접전에서 삼성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74대71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린 삼성은 11승9패로 KGC와 함께 3위 전자랜드를 2.5게임차로 추격했다.
김 감독은 "5연승은 나도 생각하지 못했고 아마 프런트도 생각못했을 거다"라며 "결국 선수들의 응집력이 아니겠나. 아무리 지도자가 열심히 가르쳐도 결국 선수들이 해낸 것이다"라며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가드진의 공백을 예상했지만 이시준과 박병우가 좋은 활약으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박병우는 66-68로 역전당한 뒤 곧바로 중앙에서 재역전 3점슛을 꽂아 분위기를 다시 삼성으로 돌렸다. 김 감독은 "그 고비만 넘기면 될 것 같았는데 당시엔 작전타임을 쓸 수도 없었다. 선수들이 해주길 바랐는데 박병우의 3점슛이 터졌다"고 했다.
연말이라 홈구장인 잠실실내체육관이 여러 행사에 대관돼 삼성은 1월초까지 원정 7연전을 다닌다. 김 감독은 "홈과 원정이 적절하게 섞이는 것이 좋은데 삼성은 예전부터 연말엔 원정을 많이 갔다"면서 "다행히 스케줄이 크게 어렵지는 않더라"며 해볼만하다고 했다. 지난해 연패를 계속하며 힘든 연말을 보냈던 삼성은 올해는 농구계를 놀래키며 축복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잠실실내=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