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세진(31)씨는 얼마 전 학창시절 단골집이었던 고깃집에 방문한 뒤 깜짝 놀랐다고 한다. 바로 고기의 질 때문이다. 학생이었을 때는 맛있게 먹었던 고기가 지금 보니 너무 얇고 질긴 탓에 도저히 먹기가 힘들었던 것. 당시만 해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터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고깃집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다보니 양보단 질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이 씨에게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최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무한리필 전문점만 해도 대다수 식자재의 품질이 높지만은 않다. 때문에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직장인들의 사이에선 호응을 얻지 못한다. 오히려 가격은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양질의 식자재를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이 이들의 관심을 끈다.
이태원 뒷골목 7평 매장에서 시작해 수십여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대박신화를 이룬 '버들골이야기'는 1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다. 신선한 해산물만 사용하겠다는 고집으로 지금은 전국 70여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버들골이야기'의 메뉴는 주류와 어울리면서 고품격을 내세운다. 신선한 해산물을 이용한 수십여가지의 독특한 요리도 특징이다. 주 메뉴는 해산물. 해물떡볶이를 비롯해 가리비회, 해산물모듬, 키조개구이, 매운홍합 등이 있다.
홍합과 매콤한 돼지고기 볶음, 계란프라이, 밥 등으로 구성된 '인생한판' 메뉴는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요리라 선호도가 높다. 해물떡볶이와 해물모듬스페셜은 푸짐한 양과 예술적인 비주얼로 간판 메뉴 대열에 올랐다.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공수간'은 동네 장사로 시작해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 '줄 서서 먹는 국물 떡볶이, 튀김집'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이처럼 높은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좋은 식재료를 통한 독특한 맛 때문이다.
공수간은 분식점에서 취급하는 평범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들어가는 식재료는 평범하지 않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모든 육수는 다시마를 우려낸 천연 재료만을 고집한다. 순대 삶을 때까지 일반적인 물이 아닌 육수를 사용해 감칠맛을 더한다. 길거리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좋은 품질, 다양한 퓨전방식을 내세워 차별화 시켰다.
수프로 아침식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 '수프앤베이글'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최근 웰빙 외식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낮은 칼로리를 기본으로 한 수프와 베이글은 간편하면서도 배는 든든하게 채울 수 있어 아침 대용식으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신선한 재료로 매일 아침 끓이는 수프와 천연 효모를 사용해 만든 베이글은 다른 곳에선 쉽게 찾기 힘들다. 이뿐만이 아니라 커피의 장인인 이정기 선생의 원두를 사용한 질 좋은 커피, 샌드위치, 와플, 스콘, 브라우니, 샐러드 등 다양한 20여 종의 디저트 메뉴와 커피, 주스 등 음료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외식창업컨설팅 전문가는 "고객들은 날로 진화하고 변화의 부침이 심해지고 있는데 예전방식만 고수하고 품질향상에 게으른 외식업체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며 "합리적 소비가 트랜드가된 만큼, 브랜드 유명세보다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따라 고객의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