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허리 통증의 계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꽁꽁 언 빙판길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허다하고, 스노보드나 스키 등을 무리하게 즐기다 몸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면서 척추 속 디스크를 누르고, 그것이 요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리가 뻐근하거나 시큰거리더라도 병원 갈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허리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다양한 생활 아이템들을 사용하기 쉽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 온라인 세상에서 알려주는 허리통증에 좋은 잇 아이템들! 그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허리 아플 땐 돌침대로 허리 지진다?
허리가 아플 때 가장 먼저 변화를 주는 것이 잠자리다. 누구는 딱딱한 바닥이나 돌침대가 좋다고 하고, 누구는 푹신한 침대가 허리에 좋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매트리스를 사용한 침대가 좋다. 딱딱한 바닥이나 돌침대는 찜질효과는 있지만, 허리 부분을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고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침대를 사용할 때도 한 매트리스를 오랜 기간 사용하거나 너무 푹신한 매트리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누웠을 때 척추의 S라인이 어느 한 군데 꺼지지 않고 평형을 이루는 자세가 취침의 이상적인 자세다.
서울척병원 척추센터 정상기 대표원장은 "침대가 오래 되면 머리와 엉덩이 부분의 매트리스가 꺼져 몸이 일직선이 되지 못하고 허리와 엉덩이가 아래로 처진다. 그러면 허리가 곡선 형태로 변하게 되므로 척추뼈 속의 디스크가 앞쪽은 눌리고 뒤쪽은 벌어져 허리에 무리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적당한 내구성을 갖춘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단단한 정도는 개인의 체중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인 신체에 맞는 타입의 매트리스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매트리스는 길어도 5년에 한 번 정도 교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허리복대 또 다른 통증 유발
허리디스크 환자들에게 복대는 'must have item'으로 인식되어 있다. 복대가 허리를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줘 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대를 장기간 착용하면 오히려 허리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적절한 사용기간이 중요하다.
보통 급성 요통의 경우 복대 착용이 허리를 탄탄하게 받쳐줘서 단기간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착용하면 복근과 기립근이 약해져 또 다른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허리근육이 퇴화하고, 근육 위축과 근력 약화로 인한 디스크와 인대, 관절 등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척추 퇴행이 빨라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복대는 허리 건강을 망치는 것이다.
분당척병원 한광욱 원장은 "허리가 아프면 복대 착용으로 통증 감소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허리근육과 복근 등을 강화시킬 수 있는 수영과 스트레칭,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안마 세게 하면 압박골절 생겨
허리가 아프면 흔히 찜질을 많이 한다. 온찜질과 냉찜질 모두 허리통증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허리통증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잘 파악한 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뜨거운 온돌방이나 찜질방 등에서 허리를 지지고 나면 한결 시원해진다는 느낌을 받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단순 근육통에만 해당된다. 뜨거운 찜질이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염증이 있는 만성통증의 경우에는 혈관을 수축시켜야 허리통증이 완화되고 염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온찜질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동 중 갑작스럽게 허리를 다쳤다면, 온찜질 대신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이나 척추불안정증이 있는 사람이 안마기를 잘못 사용하면 골절이 일어나거나 척추뼈가 어긋날 수 있다. 실제로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안마기로 등을 세게 두드리면 요추 횡돌기가 부러지는 등 골절 위험이 적지 않다. 진동 안마기도 강도를 너무 높이면 척추뼈가 전반적으로 내려앉는 압박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목욕 후 마사지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인대와 근육이 이완되어 있는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힘을 가하면 자칫 허리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안마기를 주로 사용한다면 단 시간에 센 강도가 아닌 약한 강도로 오래 해주는 것이 허리에 안전하고 통증에도 오히려 효과적이다.
서울척병원 정상기 대표원장은 "단순한 요통을 방치하면 머지않아 디스크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며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간단한 주사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므로 통증이 발생하는 즉시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